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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단행한 엔비디아뿐 아니라 고공행진 중인 미국 증시에서 기업들의 액면분할이 이어지고 있다.투자자들은 주가 상승 재료가 되는 액면분할에 나설 다음 타자가 누가될지 주목한다.
액면분할이란 주식 하나를 여러 개로 쪼개는 것을 말한다.주가는 낮아지고 주식 수는 많아진다.이로 인해 기업 가치가 변하는 건 아니지만 한 주당 주가가 낮아지기 때문에 소액 투자자들이 접근하기 쉬워진다.액면분할이 단기적인 호재로 간주되는 이유다.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미국 증시에서 액면분할을 한 주식은 분할 직후 1년 평균 수익률이 25.4%로,일반 주식 수익률 12% 대비 두 배 이상 높았다.
미국 증시에서 액면분할은 1980~90년대 주가 상승기에 성황을 이뤘다.매년 수십 개 기업이 액면분할을 단행했다.1986년엔 그 수가 114곳에 달했다.그러다 1990년대 후반 닷컴 버블이 터지면서 액면분할은 급속히 위축됐다.기업들은 상장폐지를 면하기 위해 여러 주식을 하나로 합치는 액면병합을 단행해야 할 정도였다.
이후 2000년대 중반엔 러셀1000 지수 기업 중 약 5%가 매년 액면분할을 했다가 2008~2009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거의 중단됐다.2010년대 미국 증시가 회복세를 그리면서도 액면분할은 주춤했는데 이는 시장에서 주가보다 펀더멘털을 중시하는 기관 투자자들의 입지가 커지고 소수점 투자 같은 소액 투자 길이 열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예컨대 올해 미국의 멕시코 음식 체인 치폴레의 경우 급여의 최대 15%까지 할인된 가격에 자사주를 매입할 수 있도록 한다.그런데 치폴레 주가는 지난해 중순 2000달러(약 417만원)를 돌파했고 직원들의 자사주 매입은 점점 어려워졌다.치폴레가 지난 3월 50대 1 액면분할을 결정한 배경 중 하나다.반도체 제조장비를 만드는 램리서치 역시 액면분할 계획을 발표하면서 "많은 직원들이 주가가 너무 높아져서 한 주도 살 수 없게 됐다"고 했다.엔비디아,니치팔로마브로드컴 등도 같은 이유를 언급했다.
투자자들은 다음 액면분할 기업이 어디가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미국 투자 전문매체 모틀리풀은 메타,코스트코,니치팔로마마이크로스트래티지를 꼽았다.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는 지난주 494.78달러(68만7500원)에 마감했는데 상장 후 한 번도 액면분할을 단행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후보로 언급된다.코스트코는 상장 후 세 차례 액면분할을 단행했고 마지막은 2000년 1월이다.21일 종가는 848.31달러다.비트코인 투자로 유명한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주가가 1500달러에 육박한다.
CNBC는 여행 플랫폼 부킹홀딩스,자동차 부품 판매점 오토존,니치팔로마어그부츠로 유명한 덱커아웃도어 등이 액면분할 후보군이며,소액 투자자들의 관심으로 보면 코스트코와 서버 회사 슈퍼마이크로소프트도 액면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그 밖에도 음악 스트리밍 회사 스포티파이,니치팔로마미국판 올리브영으로 알려진 울타뷰티,비즈니스 소프트웨어 회사 서비스나우 등을 상장 후 첫 액면분할에 나설 수 있는 기업으로 꼽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최근 슈퍼마이크로컴퓨터,반도체 장비회사 KLA,넷플릿스 등을 액면분할의 잠재 후보로 지목했다.또 마이크로소프트(MS)는 주가가 500달러에 미치지 않지만 20년 이상 액면분할이 없었기 때문에 시도해볼 수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