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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1일 이스탄불 참전용사기념관에서 열린 장학금 전달식에 참가한 6·25 참전용사들. "받았던 나라에서 되갚은 국가로!"
74년 전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의 후손들에게 장학금을 주기 위해 지난 2010년 설립한 한국전쟁기념재단이 설립 당시 내건 슬로건이다.교육이야말로 최고의 보은이라는 철학에서다.
지난 6월 21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 참전용사기념관(회장 아메트 켄디젤)에서는 한국전쟁기념재단이 6·25참전용사 10명에게 위로금을,
널디 슬리퍼그 후손 40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는 행사가 있었다.이날 쿠르반 바이람 이슬람 휴가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참전용사와 장학생,가족들 200명이 강당을 꽉 채웠다.
장학금 전달식이 진행되는 동안 참전용사들은 90세 이상 고령인데도 제복을 입고 흐트러짐 없이 애국가를 불렀다.알리 바트만(Ali Batman·92) 용사는 "20살 나이로 참전했다"면서 "장교가 부족한 시기 이스탄불에서 군사교육을 받은 후 소대장으로 전선에 나가 30명 병사를 지휘했다"고 했다.그는 필자의 손을 꼭 잡고 한국전 현장에서 찍은 빛바랜 사진을 보여주기도 했다.그는 "사진을 휴대폰으로 찍어 항상 가지고 다니면서 보여준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석한 10명의 노병들은 참전 계기도 뚜렷했고,
널디 슬리퍼병과도 다양했다.93세인 탈리흐 이이트 하사관을 비롯해 하이렛틴 카야 탄약병,
널디 슬리퍼무자페르 폴라트 통신병,오우주 벨렌테페 운전병,전투로 부상을 입어 일본 도쿄로 후송된 레젭 보병 등 다양한 병과에서 활약한 노병들이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생사를 넘나들던 젊은날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했다.
튀르키예는 1950년 한국전쟁 발발 당시 UN 참전국 중 가장 먼저 참전 의사를 밝힌 나라다.미국,영국,캐나다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약 1만5000여명의 용사들이 참전했다.이들은 군우리,금양장리,베가스 등의 전투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다.특히 중공군의 개입으로 유엔군이 일방적으로 후퇴하던 1951년 1월 25일 전후 금양장리전투에서 중공군을 상대로 용맹하게 백병전을 벌여 1명당 40명 상당을 무찌르는 대승을 거뒀다.이 전투를 계기로 튀르키예와 대한민국은 말 그대로 혈맹국가가 됐다.현재 고령으로 많은 참전용사들이 죽고 약 400명이 생존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국전쟁기념재단으로부터 장학금을 받은 6·25 참전용사 후손들. 김인철 이사장(왼쪽 사진)과 김택환 이사가 각각 장학금과 위로금을 전달하고 있다.photo 한국전쟁기념재단 튀르키예 참전용사 400명 생존
이날 장학금을 받은 참전용사 후손들은 대한민국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은 "한국에 유학 가거나 일자리를 구하고 싶다"고 말했다.또한 "할아버지가 자랑스럽다"면서 "한국을 사랑한다"고 했다.참전용사 후손으로 한국전쟁기념재단 장학생인 한데 카와르날르 유라시아문화경제협회 사무국장은 "한국 유학이 유익했고,미래 개척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외국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를 졸업했다.
한국전쟁기념재단의 초대 이사장은 6·25 당시 맹활약한 고 백선엽 장군.재단은 설립 초기 우리보다 개인소득이 낮은 참전 6개국인 태국,
널디 슬리퍼필리핀,
널디 슬리퍼그리스,튀르키예,콜롬비아,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의 손자녀 약 200명에게 장학금을 주기 시작했다.이어 미국,
널디 슬리퍼영국,독일 등 22개 참전국에서 한국 대학으로 유학온 참전용사 손자녀들에게도 장학금을 주기 시작했다.흥남철수 작전 책임자였던 고 에드워드 포니 미 해병대 대령 손자인 벤 포니가 대표적 장학생.그는 서울대를 졸업해 현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연구원으로 자신의 꿈을 펼쳐가고 있다.포니 대령은 6·25전쟁의 기적으로 일컬어지는 1950년 12월 흥남철수 작전 때 흥남부두에 몰려든 피란민 10만여명을 배에 태워 무사히 남녘으로 이끈 작전 실무 책임자였다.재단은 참전용사 손자녀가 한국 대학에 유학 오면 등록금뿐 아니라 생활비도 지원해주고 있다.민간인 후원으로 운영하고 있는 재단은 해마다 20명 이상의 참전용사 손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수여하고 있는데,혜택을 더 확대하기 위해 후원금이 더 많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날 튀르키예 장학금 수여 행사에는 한국전쟁기념재단 김인철 이사장(전 외국어대 총장),헝가리대사 출신의 서대원 이사,작전사령관 출신의 박신규 이사,재단 사무를 관장하는 이대봉 사무처장과 필자가 이사로서 참여했다.
김 이사장은 참전영웅과 가족들이 기뻐하며 자부심을 갖는 것을 현장에서 지켜보면서 "참전용사 후손들을 속속 찾아내어 더욱 알차게 장학사업을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참전국가와 국민 모두를 흐뭇하게 하는 진정한 보은의 길"이라고 강조했다.이우성 이스탄불 총영사는 "참전용사들이 쌓아놓은 한·튀르키예 간 돈독한 관계를 장학사업을 통해 후손들이 더욱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군사전문가인 국민의힘 유용원 국회의원은 튀르키예 참전용사 손자녀 장학금 현지 전달식에 대해 "국격을 높이는 의미 있는 행사"라고 평가했다.이날 장학금 전달식에 현지 교포로는 참전용사기념회 이태영 회장 등이 참석했다.한국전쟁기념재단은 2013년(당시 김인규 이사장)에도 이스탄불에서 해외훈련차 이스탄불항에 정박 중인 한국형 구축함 대조영함에서 장학금 전달식을 가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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