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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정 착취하고 인격적으로 말살…범행 가혹하고 패륜적"
[수원=뉴시스] 변근아 기자 = 일가족을 수십 년간 가스라이팅 해 서로를 폭행하게 만들고,수억 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 무속인 부부가 항소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26일 수원고법 형사3-3부(고법판사 김종기 원익선 김동규)는 특수상해교사,바르셀로나 대 헤타페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촬영물등이용강요) 등 혐의로 기소된 무속인 A씨 부부의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0년과 15년을 각각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과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기관 10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들이 한 가정을 경제적을 착취하고 인격적으로 말살한 범행이며,범행도 가혹하고 패륜적"이라며 "또 범행이 탄로나는 것을 막고자 서로 폭력행위를 하게 하고 피해자들에게 허위 진술을 종용하기도 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주거지에 다수의 CCTV를 설치해 고양이의 생활패턴에 맞춰 살도록 감시 통제하고,피해자를 성폭행하기도 했다"며 "그럼에도 수사기관에서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범죄를 인정하지 않고 피해자들을 위한 것이라는 변명으로 일관하며 더 큰 절망감을 안겨주고 있어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덧붙였다.
다만 이 사건 공소사실 중 A피고인의 강제추행 혐의는 원심 유죄에서 무죄로 뒤집었다.
재판부는 "A피고인은 모친 병원 간호를 위해 지역에 있었을 뿐 공소사실 기재 일시에 범행 장소에 간 사실이 없다고 주장한다"며 "피고인이 제출한 증명자료가 이를 일부 뒷받침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바르셀로나 대 헤타페피해자 전체 진술을 보더라도 A피고인이 현장에 있었는지 불분명한 점 등을 보면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 이유를 설명했다.
A씨 부부는 2016년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B(50대·여)씨와 그의 자녀 C씨 등 세 남매를 심리적·육체적 지배 상태에 두고 통제하며 서로를 폭행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A씨 부부의 지시에 따라 불에 달군 숟가락 등으로 자녀의 몸을 지진 것으로 조사됐다.B씨는 남편과 사별한 뒤 2004년부터 무속인 A씨 부부에게 심리적으로 의존하면서 이 같은 명령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A씨 부부는 또 B씨의 자녀들끼리 성관계를 하도록 지시·강요한 혐의도 있다.
이들은 B씨의 집에 CCTV 13대를 설치하고,B씨 가족들의 휴대전화에 위치추적 애플리케이션을 깔아 감시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B씨 가족은 부엌에서 생활하게 하고 방에는 자신들이 데려온 고양이를 두고 키운 것으로도 파악됐다.
이 밖에도 A씨 부부는 세 남매 중 막내의 월급통장 등을 관리하며 2억5000만여 원을 갈취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A씨 부부가 B씨 가족들에게 생활비 마련을 명목으로 수천만 원씩 대출받도록 해 경제적으로 궁핍한 상태로 만들어 놓고 자신들을 더욱 의지하도록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부부의 범행은 첫째 자녀가 이웃집으로 도망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됐다.
이 사건 1심 재판부는 A씨 부부에게 징역 10년과 15년을 각각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들이 한 가정의 구성원을 경제적으로 착취하는 것을 넘어서 인격적으로 완전히 말살한 범행"이라며 "이 사건 범행 외에도 범죄사실에 담지 못한 피해가 추가로 존재할 것으로 추정되는 정황이 확인돼 피고인들의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판시했다.
이후 검찰과 피고인 측 모두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