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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한때 시총 추월당해…야심작 '호연'은 벌써 여론 싸늘
(서울=연합뉴스) 1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주)시프트업 코스피시장 상장기념식에서 관계자들이 상장기념패를 전달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왼쪽부터 이기헌 상장회사협의회 상근부회장,정석호 한국IR협의회 회장,양태영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경막외신경성형술 보험김형태 (주)시프트업 대표이사,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이성 NH투자증권 IB1 총괄대표,하진수 JP모간증권 서울지점장.2024.7.11 [한국거래소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니케'와 '스텔라 블레이드'로 연타석 흥행에 성공한 국내 게임사 시프트업이 지난 11일 코스피 시장에 화려한 데뷔를 마쳤다.
게임업계에서 회자된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시프트업이 과연 국내 게임업계의 '터줏대감' 엔씨소프트 시가총액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였다.
상장 당일 시프트업 주가는 장 초반에 공모가(6만원)대비 1.5배 수준인 8만9천500원까지 뛰며 시가총액이 5조2천억원에 육박해 엔씨소프트(4조2천억원)을 뛰어넘었다.
그러나 이후 7만1천원에 거래를 마치며 엔씨소프트 시총을 아슬아슬하게 하회하더니 다음날에도 소폭 내려 크래프톤·넷마블·엔씨소프트에 이은 게임사 시가총액 4위에 머물렀다.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는 엔씨소프트의 시선은 복잡하다.
시프트업 창업자인 김형태 대표는 과거 엔씨소프트에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블레이드&소울' 아트 디렉터를 맡은 바 있다.
김 대표가 주도한 특유의 화풍과 과감한 캐릭터 디자인은 '블레이드&소울'의 국내외 시장 흥행의 핵심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김 대표도 덩달아 스타 일러스트레이터 겸 개발자로 대중에 각인됐다.
[연합뉴스TV 캡처]
엔씨소프트 판교 사옥에는 아직도 김 대표의 손길이 닿은 블레이드&소울 일러스트가 곳곳에 남아있다.
'블레이드&소울' 출시 후 회사를 떠난 김 대표가 2014년 세운 시프트업이 설립 10년 만에 상장에 성공,잠깐이나마 시가총액 면에서 '친정'을 뛰어넘은 셈이다.
공교롭게도 엔씨소프트는 시프트업 상장 당일,'블레이드&소울'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 역할수행게임(RPG) '호연' 출시일과 플레이 시연 영상을 공개했다.
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게이머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다른 게임들에 비해 시각적으로나 시스템적으로나 혁신적인 요소가 거의 보이지 않고,캐릭터 디자인도 어떤 게이머층을 노린 것인지 모르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2030세대 게이머를 중심으로는 엔씨소프트가 그간 당첨률 0.1% 수준의 확률형 아이템을 핵심 BM(수익모델)으로 삼은 모바일 MMORPG를 만들어왔다는 점을 거론하며 불신하는 반응이 터져 나왔다.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SIE)·시프트업 제공]
시프트업의 서브컬처 대표작 '니케',경막외신경성형술 보험콘솔 액션 게임 '스텔라 블레이드'가 화려한 시각 효과와 매력적인 캐릭터 디자인으로 국내외 젊은 게이머들에게 호평받은 것과는 극명히 대조되는 반응이다.
물론 게임에 대한 높은 시장 기대치가 반드시 흥행에 호재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른바 '리니지라이크'(리니지류 게임)라는 단어로 대표되는,엔씨소프트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아직 출시되지도 않은 차기작까지 발목을 잡는 상황은 제작진에게 전혀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엔씨소프트도 조금씩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지난해 선보인 MMORPG 쓰론 앤 리버티(TL)와 6월 선보인 액션 게임 '배틀크러쉬'에서 확률형 아이템을 들어내고 배틀패스 중심의 BM(수익모델)로 전환했다.
문제는 BM 전환이 다는 아니라는 점이다.'호연'이 강하게 의식한 것으로 보이는 중국 게임사 호요버스의 '원신'이나 이번에 상장한 시프트업의 캐시카우 '니케'만 봐도 확률형 아이템이 핵심 BM이지만,엔씨소프트가 잡지 못한 청년 세대의 지갑을 기꺼이 열게 했다.
[엔씨소프트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엔씨소프트가 과거 '리니지2'나 '아이온'을 통해 보여줬던 혁신적인 게임 기획·제작 역량을 되살려낼 때 부정적 이미지도 타파할 수 있다는 결론이다.
박병무 공동대표도 지난 5월 1분기 실적발표 자리에서 게임 개발 절차를 개선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분사를 통한 강도 높은 조직개편을 진행 중인 엔씨가 과연 차기작에서도 혁신적 게임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