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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넌 1심 판결 이후 33년 만
재판부 “당시 가혹행위로 허위 진술···재심 사유 해당”
[서울경제]
법원이 경기 화성시 일대‘이춘재 연쇄살인’사건 중 9차 사건 범인으로 몰려 가혹행위를 당한 후 암에 걸려 사망한 고 윤동일 씨에 대한 재심 결정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차진석)는 지난 1일 윤씨의 친형인 윤동기씨가 지난해 6월 청구한 윤 씨의 강제추행치상 사건에 대한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해당 사건 1심 선고가 나온 지 22년 만이다.
윤 씨 가족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다산,전북 대 제주박준영 변호사 등에 따르면 당시 만 19세였던 윤 씨는 이춘재 살인사건 중 1990년 11월15일 발생한 9차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돼 가족과의 연락이 끊긴 상태에서 불법체포됐다.이후 윤 씨는 수사기관으로부터 감금,전북 대 제주가혹행위 등을 당하며 허위 자백을 강요 받았다.
이듬해 윤 씨는 강제추행치상 혐의로 기소돼 그해 4월23일 수원지법으로부터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윤 씨는 판결에 불복해 상소했으나 모두 기각돼 1992년 1심 판결이 확정됐다.
이후 윤 씨는 9차 사건 피해자 교복에서 채취된 정액과 윤 씨의 혈액 감정 결과 불일치하는 것으로 나오면서 살인 혐의를 벗었으나 당시 수사기관이 조작된 별도 사건인 강제추행치상 혐의로 윤 씨를 기소했다는 게 윤 씨 측의 입장이다.
윤 씨는 이 사건으로 수개월간 옥살이를 해야 했으며 집행유예 선고로 출소한 지 10개월 만에 암 판정을 받았다.투병 생활을 하던 그는 결국 1997년 9월 유명을 달리했다.
수원지법은 “윤 씨는 불법 구금된 상태에서 수사관들로부터 가혹행위를 당하며 허위로 진술서 내지 자술서를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법경찰관이 그 직무에 관한 죄를 저질렀음이 증명된 경우에 해당한다”고 재심 결정 이유를 밝혔다.
앞서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범인으로 몰려 20년간 옥살이를 했던 윤성여 씨의 경우 재심 재판을 거쳐 지난 2020년 32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