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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과학자들,신경 보존하는 절단 수술 개발
신경신호를 로봇 다리에 연결,생각대로 작동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이 개발한 '완전 신경 제어' 로봇 의족을 착용한 다리 절단 환자가 걷는 모습.다리 신경을 최대한 보존하는 수술을 통해 보행 알고리즘 입력 없이도 자연스러운 움직임이 가능하다./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이 개발한 '완전 신경 제어' 로봇 의족을 착용한 다리 절단 환자가 걷는 모습.다리 신경을 최대한 보존하는 수술을 통해 보행 알고리즘 입력 없이도 자연스러운 움직임이 가능하다./네이처 의학

사고나 질병으로 다리를 절단한 환자가 로봇 다리를 장착하고 다시 걸었다.로봇 다리는 미리 보행 프로그램을 입력하지 않아도 신경 신호를 받아 환자의 생각대로 움직였다.

휴 허(Hugh Herr)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연구진은 2일 국제 학술지‘네이처 의학(Nature Medicine)’에 “다리 절단 환자의 신경계와 직접 연결하는 로봇 의족(義足)으로 보행 능력을 정상인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한인 과학자인 송현근 MIT 박사후 연구원이 논문의 제1 저자로 이번 연구를 주도했으며,n 포커연성호 박사과정 연구원도 공저자로 참여했다.

송현근 박사는 “세계 최초로 완전 신경 제어 로봇 의족을 개발한 연구 성과”라며 “사람의 몸과 기계를 효과적으로 융합하는 방법과 원리를 연구해 온 결과”라고 말했다.

다리 절단 환자가 착용하는 로봇 의족은 이미 여럿 있다.그러나 대부분 로봇 의족은 사용자의 남은 근육에서 나오는 신경 신호를 감지하고 그에 맞는 움직임이 가능하게 하는 방식이다.그러려면 로봇 다리에 보행 패턴을 미리 입력해야 한다.일상적인 환경에서 걷는 데 무리는 없으나 돌발 상황이나 일상에서 쉽게 마주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환자가 이동에 어려움을 겪거나 넘어질 가능성이 크다.로봇 다리가 모르는 보행 패턴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로봇 의족을 찬 다리 절단 환자가 오르막과 내리막길을 걷는 모습.환자의 신경과 온전히 연결되지 않아 불편해 보이는 모습이다./네이처 의학
일반적인 로봇 의족을 찬 다리 절단 환자가 오르막과 내리막길을 걷는 모습.환자의 신경과 온전히 연결되지 않아 불편해 보이는 모습이다./네이처 의학

연구진은 로봇 의족을 환자의 신경과 완전히 연결하는 수술법을 개발했다‘작용근-길항근 인터페이스(AMI)’라고 이름 붙인 이 수술법은 기존의 다리 절단 수술과 다르게 신경제어에 필요한 신경을 최대한 보존하는 방식이다.사람이 움직일 때 작용근과 길항근이 상호작용한다.

기존 수술은 손상된 다리를 그대로 절단해 신경과 근육 구조를 손상한다.수술 부위를 덮는 연조직도 만들어진다.이 상태로 의족을 장착하면 맞닿은 환자 다리에서 오는 근육의 신경 신호를 온전히 받을 수 없다.기존 방법은 동작마다 다른 근육에서 나타나는 미세한 변화를 감지하고 소프트웨어가 그에 맞춰 미리 입력한 프로그램대로 로봇 다리를 작동하는 식이다.

반면 AMI 수술은 동작을 지시하는 신경 신호를 정상인의 18%까지 보존했다.이 정도 신호만 있어도 환자가 로봇 의족을 온전히 제어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송 연구원은 “기존 로봇 의족이 다리 모양의 탈 것이었다면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환자가 로봇 의족을 제 몸처럼 완전히 제어하고 자연스럽게 걸을 수 있다”며 “단순히 평지뿐 아니라 언덕,계단,장애물도 어렵지 않게 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다리 절단 환자 14명을 대상으로 로봇 의족의 성능을 확인했다.참가자 중 7명은 이번에 개발한 로봇 의족을 착용했으며 나머지는 기존 제품을 착용한 후 걷는 속도와 장애물을 넘을 수 있는지 시험했다.

네이처 의학
네이처 의학

실험 결과,새로운 수술을 받고 로봇 의족을 착용한 환자는 다른 환자보다 41% 빠른 속도로 걸을 수 있었다.이는 정상인과 큰 차이가 없는 속도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또 여러 장애물이 있는 환경에서도 어려움 없이 지나갔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환자의 자신의 신경신호를 이용해 다시 걸을 수 있는 길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소프트웨어 대신 자신의 의지 대로 로봇 다리를 쓸 수 있다는 희망을 줬다는 것이다.

환자의 신경계를 얼마나 복구해야 신체 기능도 회복되는지 의학적 척도를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이번 연구는 의미가 크다.송 연구원은 “다리를 절단하거나 척수가 손상된 환자는 잃어버린 신경계를 100% 복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이번 연구에서는 일반인의 18% 정도 수준만 회복하더라도 정상적인 보행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송 연구원은 “현재 이번에 개발한 수술을 받을 수 있는 병원은 하버드 의대 산하 브리검 여성병원’뿐이지만,수술법을 전 세계로 전파하기 위해 의사들을 훈련시키고 있다”며 “또 이미 다리를 절단한 사람도 남아 있는 조직을 이용해 로봇 의족과 신경 연결할 수 있도록 하는 교정 수술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참고자료

Nature Medicine(2024),n 포커DOI: https://doi.org/10.1038/s41591-024-029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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