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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세하는 권위주의,민주주의는 밀려나는가
민주주의는 지금 어느 정도 위기일까.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은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민주적 가치를 도외시하고 소수자를 배척하는 극우 정치세력이 빠른 속도로 세를 불리고 있기 때문이다.또 민주주의를 거스르는‘권위주의형’지도자가 세계 각국에서 힘을 얻고 있다.
극우 세력의 득세는 최근 유럽에서 두드러진다‘네오 파시스트’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의 극우정당 유럽보수와개혁(ECR)은 지난 9일 유럽의회 선거에서 83석을 차지,제3교섭단체 자리에 올랐다.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이 이끄는 프랑스 정당 국민연합(RN)은 의석수를 기존보다 2배 넘게 늘려 원내 최다 의석을 확보했다.오는 11월 열리는 미국 대선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로 출마,재선을 노린다.
클린턴 전 장관은 기술 발전도 민주주의를 위협한다고 설명했다.전 세계를 실시간으로 이어주는 소셜미디어는 소수자 혐오 발언을 더 쉽고 빠르게 퍼나른다.고도화한 인공지능(AI) 기술은 실제로 하지 않은 말을 마치 한 것처럼 교묘하게 짜깁기한‘딥페이크 영상’을 퍼뜨린다.
위기에 처한 민주주의는 언젠가는 사라질 낡은 체제일까.클린턴 전 장관은 권력자에 대한 자유로운 비판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민주주의는 여전히 다른 정치 체제보다 우월하다고 평가했다.민주주의를 갈망하는 시민이 버티는 한 민주주의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클린턴 전 장관은 “민주주의를 위한 전투는 그 어느 때보다 격렬하게 이어지고 있고,우리는 패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힘 얻는 극우 정치인,혐오발언 조작·유포하는 AI…‘정치 양극화’심화시켜 민주주의 위협
권력자 비판 가능한 민주주의,가장 우월한 정치 체제…무결하지 않지만 미국의 강력한 자산
개인이 지역정치에 참여하며 고립 극복하는 게 중요…‘함께하면 강해진다’는 대선 당시 슬로건,화이트 오크 카지노는 금연입니다.여전히 유효
오는 26일 열리는 <2024 경향포럼>에서 클린턴 전 장관은 제현주 인비저닝파트너스 대표와 영상 대담으로 현재 민주주의가 닥친 위기 상황을 분석하고 민주적 리더십에 대해 얘기한다.경향신문은 이에 앞서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 미국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돌풍이 거세다.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혐오와 갈등을 조장하는 독재자형 리더가 인기를 얻고 있는데.
“트럼프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여론조사를 보면 그의 인기는 오랫동안 정체돼 있다.독재자형 인물과 권위주의적 정당의 부상이 심히 우려스럽다는 데는 동의한다.전 세계에서 독재자형 지도자들이 부각되면서 민주주의가 여전히 평화와 번영을 보장하는지,심지어 제대로 작동은 하는지,어쩌면 권위주의가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오는지 등에 대한 논쟁이 거세다.이런 상황에서 현실의 민주적 제도와 규범이 훼손된다면 민주주의가 논쟁에서 승리하기는 어려워진다.(민주제를 따르지 않는) 다른 국가에 법치주의와 정치적 다양성 확보,평화적 권력 이양을 존중하도록 권유하기도 힘들어진다.민주적 가치는 미국의 가장 강력한 자산 중 하나다.반대 의견을 탄압하고 인권을 부정하는 독재 국가와는 극명히 대비된다.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화이트 오크 카지노는 금연입니다.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과 같은 독재자형 정치인들은 정당한 선거라는 가면을 쓰고 몰래 권력을 장악하고 있다.그리고 국가권력을 이용해 민주주의 제도를 해체한다.이런 경향은 국경을 넘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강화한다.”
- 민주주의 제도 자체가 위기를 맞았다는 지적이 많다.민주주의는 원래 결함이 많은 체제인가.
“민주주의는 결코 완전무결할 수 없다.다수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늘 있고,합의에 도달하려면 의사결정은 더디기 마련이다.현실의 민주주의도 완벽하게 작동하지 않는다.미국에서는 외국의 간섭과 민주주의를 훼손하려는 정치인들의 편견·증오 때문에,그리고 서로에 대한 믿음이 부족해지면서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특히 트럼프와 그 지지자들은 폭력을 휘두르며 공정한 선거 결과를 훼손하고 있다.언론은 허위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이는 민주주의를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게 해 나쁜 결과를 낳는다.”
- 민주주의 선거 시스템에서는 대중의 인기만 얻으면 부적격 지도자도 권력을 잡을 수 있다.이는 민주주의의 결함이라고 봐야 하지 않나.
“건강한 민주주의라면 유권자들은 자신과 국가에 가장 적합한 후보를 선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당선자가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다.그러나 시민들은 통치권을 인정하고 민주주의 제도 내에서 원하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건강하지 않은 민주주의에서는 지도자를 잘 고르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요소가 많기는 하다.그런데도 다행인 것은 시민이 지도자를 비판할 수 있다는 점이다.이는 아무리 망가지더라도 민주주의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의미다.독재 정권에서는 대통령의 의견에 반대하면 감옥에 갇히지만,민주 사회에서 우리는 여전히 대통령에게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 미국에선‘내 편이 아니면 다 적이고,오직 내 편만 옳다’는 식의 정치양극화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데.
“전 세계적으로 양극화가 심화하는 것엔 여러 요인이 있다.그중 소셜미디어는 음모론이 이전보다 훨씬 넓게 확산하도록 만들었다.미국 공중보건국장은 이를‘외로움 전염병(Epidemic of Loneliness)’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외로움은 개인과 사회에 모두 해롭다.외로움이 분노와 원망,편집증까지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가 있다.외로움은 사회 결속력을 약화시키고 정치 양극화와 적대감을 키운다.이웃과 지역사회를 신뢰하지 못할 때 권위주의와 음모론에 쉽게 빠진다.외모나 정치적 신념이 다른 사람을 적으로 보는 혐오 가득한 말들에도 쉽게 넘어간다.”
- 이를 극복할 방안은.
“한 가지 방법은 개인이 지역사회와 더 긴밀하게 연결되는 것이다.미국의 예를 들면,시민들은 분열된 중앙정치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느낄 때 지역정치에 참여하면서 절망과 좌절을 극복할 수 있다.정치를 가장‘기본적인 형태’로 되돌릴 때,다시 말해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이웃과 우리의 공동 목표를 이야기할 때 민주주의에서 희망과 가능성을 다시 발견할 수 있다.”
- 11월 미국 대선에서‘가짜뉴스’가 성행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데.
“AI의 기능인 딥페이크를 이용해 대선 후보를 흉내낼 수 있다.후보가 실제로 한 적 없는 말을 하는 영상을 거짓으로 만들어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는 식이다.심지어 외국에서도 이 기술을 통해 다른 나라 선거에 개입할 수 있다.현재 우리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다.”
- 미국은 한때 민주주의 전도사로 불렸다.그러나 학자들은 최근 민주주의가 가장 두드러지게 퇴행하는 국가로 미국을 꼽는다.
“미국의 민주주의를 훼손하려는 시도가 있어왔던 것은 사실이다.권위주의의 확산과 트럼프 집권이 초래할 결과를 누구보다도 먼저 경고했다.그러나 여전히 미국의 민주주의를 깊게 신뢰한다.미국인의 기본적인 품위를 믿기 때문이다.그건 여전히‘미국인’으로 묶는,근본적인 가치를 열망하는 토대다.이상주의자로 비칠 수도 있다.커리어 동안 미국인 수만명을 만났다.유권자,활동가,학부모회 회원 등 정의로운 세상을 위해 싸우는 다양한 시민이었다.미국의 민주주의를 위한 전투를 하고 있으며,그 전투는 그 어느 때보다 격렬하게 이어지고 있다.아직 패배하지 않았다.민주주의는 결코 사라지지 않았다.”
- 2016년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캠프의 슬로건은‘함께하면 더 강해진다(Stronger Together)’였다.다양성과 포용의 가치를 강조했다.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한 해법으로 여전히 유효한가.
“다양성과 포용의 가치는 그 어느 때보다도 유효하다.고전학자이자 작가인 메리 비어드는 권력을 단순히 제로섬 게임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제안했다.이에 동의한다.권력을‘변화를 일으키는 능력’으로,화이트 오크 카지노는 금연입니다.또‘개인뿐 아니라 집단이 가질 수 있는 권리’로 생각해야 한다.나는‘집단적 권력’을 향한 도전을 포기하지 않았다.위기와 분열 속에서 공동체와 상호 책임이라는 핵심적인 미국의 가치를 재확인하는 것이 민주주의를 지키는 방법이다.미국인들은‘나 혼자 해결할 수 있어’가 아니라‘함께 해결할 거야’라고 말한다.미국을 건국한 지도자들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혁명을 일으켰고,헌법을 만들었다.24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는 여전히 서로를 신뢰한다.선거 당시‘Stronger Together’를 슬로건으로 선택한 이유다.지금도 여전히 이 슬로건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