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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역 사고 커지는 의문…역주행 '급발진' 어긋나는 정황 속속
최종 판단은 국과수 감식에 달려…운전자 호전되는 대로 정식 조사

서울 시청역 교차로서 대형 교통사고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1일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사고 수습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202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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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9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 시청역 역주행 교통사고의 사고 원인을 둘러싸고 의문이 커지고 있다.

가해 운전자 차모(68)씨는 '급발진'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와 어긋나는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는 상황이다.

다만 아직 피의자 조사가 정식으로 이뤄지지 않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서 정밀 분석이 진행 중인 만큼 추후 수사가 더 진행돼야 의문점이 풀릴 것으로 보인다.

사고기록장치에 액셀 밟은 흔적…보조 브레이크등도 미점등 3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가해 차량인 제네시스 G80의 사고기록장치(EDR)를 분석 중인 경찰은 이를 토대로 차씨가 사고 직전 가속페달(액셀)을 강하게 밟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DR은 차량에 장착된 기록 장치로,사고 직전 5초간 액셀과 감속페달(브레이크) 등의 작동 상황이 저장된다.경찰은 정밀 감식을 위해 사고 차량을 국과수에 보내기 전 EDR 기록을 확보해 자체 분석 작업을 벌였다.

이는 급발진 때문이라던 차씨의 주장과 들어맞지 않는 부분이다.만일 급발진이었다면 차를 세우기 위해 액셀이 아닌 브레이크를 밟아야 했기 때문이다.

차씨가 브레이크로 착각해 액셀을 밟는 실수를 범했거나 고의로 속도를 냈을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경찰은 또 주변 CCTV를 분석한 결과 사고 차량이 역주행할 때 보조브레이크등이 켜지지 않은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장치를 거치지 않고 브레이크와 바로 연결된 브레이크등은 페달을 밟으면 바로 점등되는 구조여서 급발진과 오조작을 간접적으로 증명할 유용한 방법으로 꼽힌다.

보통 브레이크를 밟으면 브레이크등(후미등)과 보조브레이크등이 모두 켜진다.다만 후미등은 야간 주행 시에도 켜지기 때문에 감속했는지를 보려면 보조브레이크등의 점등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

그러나 차씨의 차량은 호텔 주차장에서 나와 역주행 후 사고로 이어지기까지 보조브레이크등이 켜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액셀을 밟은 주행기록과 보조브레이크등 미점등은 모두 차씨의 급발진 주장이 설득력을 잃는 불리한 정황이다.

다만 경찰은 EDR과 사고 차량에 대한 국과수 정밀 감식 결과를 받아본 뒤 급발진 여부를 최종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EDR과 브레이크등 기계 자체가 고장나 실제 주행과 달리 작동했을 가능성도 확인해야 한다.

국과수 분석에는 통상 1∼2개월이 걸리지만,로또 차상위계층경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최대한 빨리 진행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갈비뼈를 다쳐 입원 중인 차씨의 건강 상태가 호전되는 대로 정식 조사도 진행할 방침이다.경찰은 차씨와 사고 차량에 함께 타고 있던 60대 아내를 이미 한 차례 조사했으며 필요시 추가 조사할 예정이다.

서울 시청역 교차로서 대형 교통사고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1일 밤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사고 수습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경찰 관계자는 "70대 남성 운전자가 신호 대기하는
서울 시청역 교차로서 대형 교통사고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1일 밤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사고 수습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70대 남성 운전자가 신호 대기하는 보행자들을 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상황 파악 중으로,사상자가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2024.7.1


급발진 입증 어렵고 혐의에 영향 없어…'고의 사고' 풍문 확산 차씨에게 불리한 정황이 나오지 않았더라도 '급발진이 있었다'는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정상적으로 브레이크를 밟았는데도 서지 않았다는 것을 운전자 본인이 입증해야 하는데,로또 차상위계층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국토교통부가 운영하는 자동차 리콜센터에 따르면 2010년부터 올해 5월까지 14년간 접수한 급발진 의심 사고 793건 중 급발진으로 인정된 사례는 현재까지 1건도 없다.

급발진 자체로 차씨가 혐의(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업무상 과실치사상)를 벗는 일도 없을 전망이다.

남대문서 관계자는 전날 브리핑에서 "급발진이라고 해도 적용 혐의가 달라지지는 않는다"고 했다.

좀처럼 이해되지 않는 대형 인명피해 교통사고에 온라인상에는 각종 풍문도 잇따랐다.

전날 직장인 익명 애플리케이션(앱)이나 SNS 등에는 차씨가 사고 전 머물렀던 호텔을 빠져나오는 순간부터 풀액셀을 밟았다는 내용의 글이 퍼지기도 했다.

풍문이 확산하자 사건을 수사 중인 남대문경찰서는 전날 언론 공지를 통해 "시청 교차로 교통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구체적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며 "확인되지 않은 내용의 보도로 사실 왜곡을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유의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차씨 차량 블랙박스에서는 사고 원인을 밝힐만한 유의미한 증거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다만 경찰은 고의로 사고를 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 조사 내용과 목격자 진술,로또 차상위계층CCTV 및 블랙박스 영상과 국과수 감식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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