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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전면 휴진에도 대학병원 대란은 없어
다만 대학병원들 집단 휴진 예고에 환자 고민 가중
환자들 “수술 기다리는 사람 걱정”[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정윤지 김한영 수습기자] “오늘은 진료를 받게 돼 다행이지만 다음 달에는 받을 수 있을까 걱정이 됩니다.”
“의사들이‘끈’인데…마지막 끈 떨어질까 봐 두렵다”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이날 주도하는 집단 휴진에 주요 대학 병원들도 잇따라 동참하면서,병원을 찾는 환자와 가족의 걱정도 늘어만 가고 있다.파업이 장기화 될까봐 노심초사하면서 병이 재발하는 것은 아닌지,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 부닥치는 것은 아닐지 노심초사하고 있는 분위기였다.
이날 오후 1시께 세브란스병원 갑상선 내과 앞에서 만난 60대 박모씨도 내달 진료가 걱정된다고 토로했다.혈액암 수술을 받은 뒤 항암치료를 받기 위해 그는 보호자인 아내와 함께 부산에서 왔다.그는 당일치기로 세브란스병원에 와 교수 2명에게 진료를 받기로 예약을 했었다.그런데 오기 전 “교수 1명이 쉬는 날”이라는 안내를 받았다.박씨는 하는 수 없이 한 교수만을 보고 가려 했으나 다행히 다른 한 분도 출근했다고 해서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박씨는 “한 번 올 때 마음먹고 와야 하는데 다음 달이 걱정”이라면서 “일단은 교수님을 만나서 물어보려고 한다”고 했다.
이날 오전 10시 20분께 세브란스병원 본관 주사실 앞에서 만난 김모(64)씨는 간 이식 수술을 받고 예방접종 하는 아내를 기다리고 있었다.이날 아침 태백에서 올라온 김씨는 “우리는 괜찮은 상황이어서 끝나고 치과도 예약해서 갈 예정”이라고 했지만,라고할뻔그의 목소리에는 다른 환자들에 대한 걱정이 묻어났다.
정부·의사 모두 비판…“환자 담보로 뭐하는가”
당뇨 환자인 윤모(68)씨도 “파업이라고 하면 당연히 겁부터 난다”면서 “응급으로 오게 되면 대기도 길어지고 거절도 당하는데,그나마 예약이 일찍 잡혀서 병원에는 오긴 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윤경원(72)씨는 “주변 이야기 들어보며 파업에 참석하느라 주치의나 교수가 현장에 없기도 하고 그러면 환자들은 진료를 못 받고 그런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의료계 집단휴진이 본격화하면서 중증환자들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이날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성명을 내고 “서울대 의대 교수들을 비롯한 전국 의대 교수들과 의협 일부 의사들이 국민 지탄에도 불구하고 불법 집단휴진에 들어갔다”며 “최고 의료인이자 교육자들인 이들이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내팽개쳤다.개탄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집단휴진 의사들에 대한 정부 처벌도 촉구했다.이들은 “정부는 불법을 방치해선 안된다”며 “그간 의료대란에 미온적 대응으로 지금의 사태 악화를 불러왔다.힘센 자들에게만 법을 물렁물렁하게 들이댄다는 국민 원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한편,의협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대로에서‘정부가 죽인 한국 의료,의사들이 살려낸다’는 주제로 총궐기대회를 연다.이날 대회에서 의협은 공연과 가두행진 등을 통해 정부 의료정책의 부당성을 호소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