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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슈퍼 엔저에 여행수지‘비상’
여행수지 적자 5년來 최대치
韓 여행수지 24년째‘만성적자’
628만명 韓 올 때 1180만명‘해외로’
對日적자 183% 늘어 33억8000만弗
“또 일본 가려고 엔화 틈틈이 환전”
日,코로나 전보다 관광객 더 늘어
1년 새 60% 늘어 5월 304만명 달해
“여행 수지 흑자로 무역 적자 만회”
직장인 A씨는 최근 주말을 이용해 일본 후쿠오카로 당일치기 여행을 다녀왔다.평소 눈독을 들이고 있었던 가방이 후쿠오카 시내 백화점에서‘깜짝 세일’을 한다는 소식에 다녀왔다.A씨는 “휴가를 쓰기 여의치 않아서 하루 일정으로 가게 됐다”며 “엔저에 여러 추가 할인까지 더하면 비행기 가격을 감안하더라도 충분히 이득이어서 만족스러웠다”고 전했다.그는 가을에는 부모와 함께 교토 여행을 갈 계획도 세웠다.A씨는 “엔화 가격이 계속 떨어져서 외환 통장에 틈틈이 환전도 해놓고 있다”며 “거리 부담도 없어 부모님과 여행 전에 기회가 생기면 한 번 더 갈 의향도 있다”고 말했다.
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한국 방문의 해’였던 2023년 여행수지는 125억27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5년 만에 최대 규모로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118억7200만달러 적자)보다 7억달러가량 늘어난 수치다.
월별로 따져봐도 여행수지는 2014년 11월 53억1000만달러 흑자 후 10년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연도별로 보면 1999년 19억5970만달러 흑자 후 지난해까지 24년 동안 한 해도 빠짐없이 적자를 냈다.코로나19 기간인 2020년 58억1600만달러에서 2021년 70억2560만달러,2022년 83억6900만달러,인기2023년 125억2700만달러 등 적자액 또한 급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입국자보다 해외여행을 떠나는 출국자가 더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1~5월 누적 방한객 수는 628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1% 증가했고,2019년 동기 대비 90% 회복세를 나타냈다.같은 기간 우리나라 국민의 누적 해외관광객 수는 1180만명으로 2019년 대비 94% 회복세를 보이며 방한객보다 두 배 가까운 수치를 기록했다.
실제 일본 정부관광국(JNTO)‘방일 해외 여행객 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일본을 찾은 외국인은 304만100명으로 지난해 동기(189만9176명)와 비교해 60.1% 증가했다.코로나 이전인 2019년 5월과 비교해도 9.6% 늘었다.이에 힘입어 지난 5월 일본 여행수지는 4417억엔 흑자로 전년 같은 달보다 55.7%나 늘어났다.이에 대해 산케이신문은 “여행수지가 무역적자를 보완하는 수입의 기둥으로 기대를 모은다”고 평가한 바 있다.
엔저로 일본 여행이 증가하면서 현지 카드 사용액도 늘고 있다.하나카드가 올해 상반기 개인 고객의 일본 매장 사용액을 집계한 결과 4314억원으로 전년 상반기(2065억원)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일본에서 카드를 사용한 고객 수가 같은 기간 22만5507명에서 42만7295명으로 급증한 영향이 컸다.1인당 평균 이용금액도 91만5745원에서 올해 100만9677원으로 늘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주요 통화 중 엔화는 다른 통화에 비해 환율 변동에 더 민감한 패턴을 보인다”며 “엔화 환전 수요는 2월 증가했다가 3월에 주춤했고 4~6월 다시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행수지 만년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2022년 제7차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2023∼2024년을‘한국 방문의 해’로 선포하고 관광 총력전에 나섰다.하지만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만성 적자가 이어져 온 만큼 탈출구는 요원한 상황이다.올해 들어서도 1월 들어 14억6710만달러를 기록하며 1년 만에 월간 최대 적자 기록을 갈아치운 뒤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