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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파 페제시키안,이란 대통령‘깜짝 당선’
결선 투표서‘보수’잘릴리 눌러
민생고 해결·핵합의 복원 등 공약
경제제재 장기화로 반정부 심화
‘히잡 시위’유혈 진압도 한 몫
최고지도자가 실질적 국정운영
美 “큰 변화 기대 안해” 회의적
이란 제14대 대통령 선거에서 온건 개혁파 마수드 페제시키안(70) 후보가 최종 당선됐다.페제시키안 대통령 당선자가 공약으로 민생고 해결,조쉬 마자서방과의 관계 개선 등을 내세웠던 만큼 이란에‘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킬지 관심이 쏠린다.
페제시키안 당선자는 국영 IRIB 방송 인터뷰에서 “모든 이에게 우정의 손길을 뻗겠다”며 “국가를 발전시키기 위해 모든 사람을 활용해야 한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이란 헌법수호위원회에 따르면 새 대통령의 임기는 지난 5월 불의의 헬기 추락 사고로 숨진 에브라힘 라이시 전 대통령의 잔여 임기 1년이 아닌 온전한 임기인 4년이다.
설상가상으로 2년 넘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겪으면서 경제 상황은 더 악화했다.최근 10년간 달러 대비 환율이 20배로 뛰었고 연 50% 안팎의 물가 상승,약 20%에 달하는 청년층 실업률은 서민층의 일상을 짓눌렀다.여기에 2021년 집권한 라이시 대통령의 강경 보수 일변도 정책도 큰 반감을 불렀다.2022년 전국적으로‘히잡 시위’가 확산하며 팽배한 반정부 여론이 분출했으나,정부는 이를 유혈진압하고 대거 사법처리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페제시키안 당선자는 경제 제재 완화를 통한 민생고 해결,핵합의 복원과 서방과 관계 개선 등을 앞세워 다른 보수 후보들과 차별화에 성공했다.2013∼2021년 하산 로하니 행정부 때 추진된 국제자금세탁기구(FATF) 가입 방안도 다시 꺼내들었다.또 선거전 내내 히잡 단속을 완화하겠다고 밝혀 청년·여성층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다만 이란 통치 구조상 대대적이고 전격적 변화 가능성은 작다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신정일치 체제의 이란은 정책의 최종 결정권자가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아닌 최고지도자로 특히 국방,안보,외교와 같은 국가 주요 정책은 최고지도자 결심에 따른다.
테헤란=AP연합뉴스 페제시키안 당선자는 개혁파로 분류되지만,이란의 이슬람 신정체제에는 순응한다는 평가를 받는다.그는 권력서열 1위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에게 공개적으로 충성을 맹세했고 이란 혁명수비대(IRGC)를 지지한다는 발언을 수차례 내놨다.그는 심장외과의 출신으로 2001∼2005년 온건·개혁 성향의 모하마드 하타미 정부에서 보건장관을 지냈다.마즐리스(의회) 의원에 출마한 2008년부터 내리 5선을 했고 2016년부터 4년간 제1부의장을 맡았다.
미국 국무부는 이날 AP통신 등에 “이란 대선 후보들이 말한 대로 이란 정책은 최고지도자가 결정한다”면서 “우리는 이번 선거로 이란이 근본적으로 방향을 바꾸거나 자국민의 인권을 더 존중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은 페제시키안 당선자에게 당선 축하 메시지를 보내며 관계 강화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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