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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은행·카드·증권사 CEO 임기 종료
3개월 전 승계시작…대추위 가동 임박
은행 오리무중…증권·카드 교체하나2024년 하반기가 시작하면서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관측된다.올해 연중 핵심 계열사 CEO들의 임기가 연이어 만료되는 데다 지난해 11월 취임 이후 올해 인사에서 본격적으로 양 회장의 '색깔'을 드러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을 이끄는 이재근 은행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이재근 행장이 올해로 3년간 KB국민은행을 이끌어온 가운데 양 회장이 그를 다시 중용할지,아니면 교체를 통해 변화를 이끌지 주목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KB금융지주의 핵심 계열사인 은행,증권,카드,생명보험 CEO들의 임기가 연이어 종료된다.
올해 12월에는 이재근 KB국민은행장,김성현·이홍구 KB증권 대표이사,바카라 전술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이사의 임기가 끝난다.뒤이어 내년 1월에는 이환주 KB라이프생명 대표이사의 임기가 끝난다.
특히 올해부터는 금융당국이 계열사 CEO를 선임하는 과정을 임기만료 석달 전에 시작할 것을 주문한 상황이다.이에 따라 예년보다 인사시계가 빠르게 돌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KB금융지주는 자회사 대표이사를 선정할 때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검증 후 내정하는 방식을 진행한다.현재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요규택·최재홍·이명활 사외이사와 이재근 KB국민은행장으로 구성돼 있다.그룹을 이끄는 양 회장의 의중이 깊게 반영될 수밖에 없다.
양종희 회장 입장에서는 취임 이후 두번째 CEO인사이긴 하지만 핵심 계열사 CEO들의 임기가 연이어 종료되는 만큼 지난해 인사와는 무게감이 다르다는 평가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지난해 인사땐 취임 직후였던 만큼 증권과 카드의 CEO 임기가 종료됐지만 1년 연임시키면서 핵심 계열사는 안정감을 준 인사를 펼쳤다"라며 "이번 인사에서는 핵심계열사의 변화를 추구하려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국내 1위 은행이자 KB금융지주의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장의 변화에 관심이 깊다.
지금 KB국민은행을 이끌고 있는 이재근 행장은 지난 2022년 취임한 이후 2년의 임기를 부여받았다.이후 2+1년의 임기를 부여하던 관행에 따라 1년 연임에 성공했다.
임기는 종료됐지만 이재근 행장은 양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다.양 회장이 취임 직후 KB국민은행장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이재근 은행장을 '든든한 버팀목'이라며 신뢰를 보내기도 했다.
게다가 전임자였던 허인 전 행장의 경우는 3연임하며 KB국민은행을 4년(2+1+1년)간 이끈 바 있다.
다만 경영성과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가다.취임 직후 하나은행에 내어준 '리딩뱅크'자리를 되찾아 오지 못했다.게다가 부실화 된 인도네시아 KB뱅크(부코핀 은행) 정상화도 아직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홍콩 ELS사태,바카라 전술직원 배임 사고 발생 등 굵직한 금융사고 역시 연이어 발생했다.특히 이 두가지는 올해 국정감사에서 핵심 주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이재근 행장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얘기다.
증권·카드 교체 카드 꺼내나
비은행 계열사 중에서는 KB증권과 KB국민카드 CEO 교체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KB증권의 경우 김성현·이홍구 각자대표 체제다.김성현 대표의 경우 IB부문,바카라 전술이홍구 대표는 WM부문을 담당하는 체제다.
KB증권이 IPO 등 IB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점에서 김 대표의 공이 컸다는 분석이다.하지만 김 대표는 2019년부터 KB증권을 이끌어 그룹 내에선 '장수CEO'로 평가받는다.이번 인사에서 세대교체에 방점이 찍힌다면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
이홍구 대표는 지난해 새로 WM부문 대표로 임명됐다.통상 신임 CEO에게는 2년의 임기를 부여하지만 김 대표와 임기종료 시점을 맞추기 위해 1년의 단임이 부여됐다.이에 따라 연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최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채권 돌려막기에 대한 기관경고와 당시 WM총괄본부장을 지냈던 이홍구 대표에게 경징계 처분한 점이 변수로 꼽힌다.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이사는 올해 2+1의 임기가 종료되는 만큼 교체가 유력하다.특히 이 대표는 KB금융지주가 부회장 직을 꾸렸을 당시 지주 부회장을 지냈고 지난해 회장 선임 당시에는 최종 후보군까지 올랐다.
이 대표의 경영능력과 전략에 대한 전문성에 대해서는 KB금융 안팎에서 인정하는 분위기다.다만 양 회장의 세대교체 의지가 남아있고 그가 그룹 내 요직을 이미 모두 거쳤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추가 인사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한 고위 관계자는 "양 회장이 세대교체에 대한 의중이 있는 것으로 안다"라며 "올해 핵심 계열사 CEO 교체를 통해 KB에 변화를 주고 새 바람을 넣으려 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