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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물 미달,10년물도 예상이하
그래픽=김현국
대한민국 정부가 보장하는‘개인 투자용 국채’의 첫 청약에서 10년물과 20년물의 희비가 엇갈렸다.
단독 판매 대행사인 미래에셋증권 MTS(모바일 증권 거래 시스템)에 따르면,지난 13~17일 10년물 국채는 3493억원,20년물 국채는 768억원의 청약 신청이 들어왔다.경쟁률은 각각 3.49대1과 0.76대1이다.10년물은 발행 한도를 초과했지만,20년물은 미달된 것이다.정부는 각각 1000억원씩 초기 배정을 했으나 20년물이 미달되자,루디브리엄 레츠그 금액을 10년물에 얹어서 배분해 20년물 경쟁률을 1대1로 맞췄다.조정된 10년물 경쟁률은 2.83대1이다.발행 금액은 10년물이 1231억원,20년물이 769억원이다.
개인 투자용 국채는 공모주처럼 청약 형식으로 매입할 수 있다.첫 발행이었던 이번에는 10년물 1000억원과 20년물 1000억원 등 총 2000억원어치가 발행됐다.올해 총발행량은 1조원이며,이달부터 11월까지 매월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개인 투자용 국채는,루디브리엄 레츠정부가 발행하는 국채 매입 자격을 개인으로 한정해 소액으로 발행하는 저축성 국채다.정부가 발행하기 때문에 안전하고,소액인 10만원부터 가능하다.연간 최대 금액은 1억원이다.이자 소득이 분리과세 되고,가산 금리에 대해 복리 효과까지 있어 10년물의 수익률은 약 48%,20년물의 수익률은 약 108%다.1억원을 투자하면 20년 후에는 2억원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곽상현 기획재정부 국채과 과장은 “첫 청약에 돈이 몰릴 것으로 예상해 국채 발행을 넉넉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20년물은 미달이 났다.10년물 국채도 예상보다 적은 수치다.왜 시장의 반응이 미지근한 것일까?
그래픽=김현국
10년 동안 중도 환매 어려워… 안정적인 대체 상품 많다
개인 투자용 국채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정성이지만,중도 환매가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이 상품은 다른 국채들과 달리 만기까지 표면 금리에 따른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다.이것이 계속 복리로 쌓여 원금이 불어나 만기 때는 더 큰 수익률로 다가오지만,매년 이자를 기대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다.
또 다른 채권에 투자할 때 기대할 수 있는‘자본 이득’도 없다.자본 이득이란,자산을 매각할 당시 가격이 매입할 때보다 높아 그 차액으로 인해 얻어지는 수익이다.곽 과장은 “자본 이득보다는 저축 상품으로 설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10년이나 20년,장기간 중도 환매가 어려운 단점을 극복하기에는 금리가 적다는 것이 문제다.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10년이라는 기간도 긴데,중도 환매를 제약하는 것에 비해 가산 금리가 너무 적어 보인다”며 “그 정도 장기 투자를 할 경우 더 안정적인 투자 기회가 많다”고 말했다.투자자들도 “1년 적금도 어려운데 10년 동안 어떻게 돈을 묵혀 놓나” “미국 S&P 지수 추종 상장지수펀드(ETF)에만 넣어놔도 2배 이상 벌겠다.물가 상승률은 고려 안 하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정부가 국채 투자자 타깃을 잘못 설정했다는 지적도 나온다.보통 국채는 경제적 여유가 있는 고소득층을 위한 투자 상품이다.여윳돈을 투자해 안정적으로 불리기 위함이다.
그러나 정부는 개인 투자용 국채를 서민들의 노후 보장을 위한 상품으로 기획했다.연간 1억원으로 제한한 것도 그 때문이다.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자를 위한 상품으로 기획했으면 금액 한도를 높여야 했고,서민을 위한 상품으로 기획했으면 중도 환매가 자유로워야 했다”며 “서민들에게 분리과세 혜택이 왜 중요하겠느냐.부자들은 거기 1억원 넣어서 뭐 하겠느냐”고 말했다.
정부는 은퇴까지 10년 정도 남은 사람들이 은퇴를 위해 목돈을 만들거나,20~30대에 결혼한 사람들이 자녀들을 위한 대학 입학 등록금이나 결혼 자금을 위한 목돈을 마련할 때 유용하다고 했다.40세부터 20년간 매월 50만원씩 매입하면,60세부터는 20년간 매월 약 100만원씩 수령이 가능하다는 것이다.그러나 한 투자자는 “요즘 20~30대에 결혼한 사람도 적을 뿐만 아니라,그중에 자녀 결혼 자금까지 생각하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며 “국민연금도 불안한데 거기에 돈을 묵혀 두고 있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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