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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지난 25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엔비디아 본사에서 만났다.엔비디아의 제안으로 성사된 이번 만남이 어떤 후속조치로 이어질지에 대해 인공지능(AI) 업계 관심이 커지고 있다.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사진 왼쪽)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벳부 날씨최수연 네이버 대표.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30일 네이버,AI업계 등에 따르면 이해진 GIO와 최수연 네이버 대표,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등은 젠슨 황 CEO와 만나‘소버린(Sovereign·독립적인) AI’모델 구축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소버린 AI는 데이터센터를 특정 국가 안에 짓고,그 국가의 자체 인프라와 데이터로 구축하는 AI 모델을 뜻한다.
업계에선 AI 반도체 인프라를 공급할 새 시장으로 소버린 AI를 주목하고 있던 엔비디아가 수년 전부터‘AI 주권’을 강조하며 이 시장을 공략해온 네이버와 협업 관계를 구축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두 기업은 그간 물밑에서 수차례 접촉을 이어왔다고 한다.마침 네이버웹툰 상장(27일)을 앞두고 이 GIO와 최수연 대표의 미국 방문 일정이 잡혔고,젠슨 황 CEO와의 오프라인 미팅이 성사됐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수퍼 칩‘GB200.타이베이=이희권 기자 지난 3월 엔비디아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 오라클과 협력해 전세계 고객 대상으로 소버린 AI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젠슨 황 CEO는 지난 2월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정부정상회의(WGS)에서도 “데이터와 AI에 대한 국가 소유권을 강조한 소버린 AI가 전 세계 지도자들에게는 엄청난 기회이며,모든 국가는 자체적인 AI를 구축·소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네이버도 빅테크에 종속되지 않은 소버린 AI를 글로벌 진출 전략으로 내세워왔다.지난 3월에는 사우디 아람코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중동 지역에 최적화된 소버린 클라우드 및 수퍼앱 구축,아랍어 중심 소버린 AI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네이버 관계자는 “소버린 AI처럼 각 지역 고유 AI 모델을 구축하는 것은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보유한 데이터센터,이를 구동할 전력망,데이터 수급을 위한 파이프라인,서비스 적용 등을 갖춰야 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인 만큼 기업 간 파트너십이 필수적”이라며 “이번 미팅에서 소버린 AI 확산을 위해 긴밀한 협업이 필요하다는 것에 양사 모두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AI 반도체 시장의 압도적인‘원톱’은 엔비디아다.엔비디아는 GPU에 특화된 개발 플랫폼‘쿠다(CUDA)’를 전 세계 개발자 커뮤니티에 무료로 배포하며 생태계를 키워왔다.이후 생성 AI 개발이 확산되면서 현재 AI 칩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엔비디아 GPU는 개당 5000만~6000만원을 호가하며 품귀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그런 엔비디아가 굳이 먼저 네이버에 미팅을 제안한 건 엔비디아로부터 독립하기 위한 빅테크들의 자체 칩 개발,협업 등‘반(反) 엔비디아’동맹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어서다.자체 AI 칩인 TPU(텐서처리장치)를 개발해 온 구글은 올해 I/O(연례 개발자 회의)에서 TPU의 6세대 모델인 트릴리움(Trillium)을 공개했다.마이크로소프트(MS)도 지난해 AI 칩‘마이아’와 CPU‘코발트’를 내놓는 등 자체 칩 개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오픈AI 샘 올트먼 CEO는 올초부터 AI 반도체 개발을 위해 한국을 비롯한 각국 기업들과 협의하고 있다.엔비디아로서는 이에 대비한 새 시장을 찾아 나갈 필요가 있는 셈이다.
네이버 입장에서도 엔비디아의 제안은 매력적이다.네이버는 AI 칩‘가우디’를 출시하며 엔비디아에 도전장을 낸 인텔과 AI 반도체 공동연구 및 초거대 언어모델(LLM) 학습 인프라 구축을 추진 중이다.삼성전자와 함께 AI 추론용 칩‘마하1’도 개발 중이다.하지만 당장 AI 모델을 돌리기 위한 칩 수요를 대체하기엔 한계가 있고,삼성과는 개발 주도권을 두고 미묘한 갈등을 빚고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다.네이버 관계자는 “초거대 AI 모델의 글로벌 확장을 위해선 전략적으로 많은 기업과 협력이 필수”라고 말했다.
관건은 네이버와 엔비디아가 소버린 AI를 중심으로 힘 있는‘연합전선’을 구축할 수 있을지 여부다.업계에선 빅테크에 비해 네이버의 인지도나 규모,
벳부 날씨기술력에 한계가 있는 만큼 파급 효과는 제한적일 거라 보는 시각,잘만 하면 기술적 시너지를 통해 새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는 시각이 공존한다.국내 AI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데이터 장벽이 갈수록 공고해지고,소버린 AI 수요 또한 많아지고 있는 추세라 같은 전략을 공유하는 두 기업이 협력한다면 아시아·남미 등 비영어권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는게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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