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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병원·충북대병원 무기한 휴진 선언
4일 휴진 앞둔 서울아산병원 혼란 미미
환자단체,의사 집단행동 규제 입법 요구
서울대 의과대학·서울대병원 휴진 중단 후 한동안 잠잠했던 대학병원 집단 휴진에 다시 불이 붙고 있다.오는 4일 울산대 의대·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이 휴진하는 데 이어 고려대 의대 교수들은 12일부터,콜롬비아 프리메라충북대 의대 교수들은 26일부터 무기한 휴진을 선언했다.응급·중증환자 진료는 유지한다지만 환자 불안을 등한시하는 무분별한 의사 집단행동을 법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고대안암병원,고대구로병원,고대안산병원이 소속된 고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1일 입장문을 통해 "의료인 과로를 피하고 환자 안전을 지키기 위해 12일부터 무기한 자율 휴진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그러면서 "의대생 휴학 승인 및 전공의 사직 처리에 대한 억압을 철회하고,콜롬비아 프리메라전공의 요구안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라"고 주장했다.
충북대 의대·충북대병원 비대위도 이날 전체 교수 225명 대상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134명 중 84명(62.7%)이 휴진에 찬성했다는 결과를 공개하며 오는 26일부터 무기한 휴진을 하겠다고 밝혔다.26일은 대한의사협회 산하 범의료계 협의체인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가 전국 단위 대토론회를 열겠다면서 사실상 집단휴진을 예고한 날이기도 하다.
고대병원과 충북대병원 모두 위급하지 않은 일반 진료만 축소하고 휴진 여부도 교수 개개인 선택에 맡기는 방식이라 의료 현장의 혼란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지난달 27일 연세대 의대·세브란스병원 교수들도 개인 연차를 소진하는 꼼수를 동원해 무기한 휴진에 돌입했지만 대다수는 진료실을 지키고 있고 병원도 환자들에게 '정상 진료 중'으로 안내했다.4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들어가는 서울아산병원(울산대 의대)에서도 예약이 연기된 외래진료와 수술은 극히 일부인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대병원이 휴진을 중단하고 서울성모병원(가톨릭대 의대)과 삼성서울병원(성균관대 의대) 교수들이 휴진을 보류하면서 의료 사태가 진정될 것이라 기대했던 환자들은 분노를 넘어 절망하고 있다.걸핏하면 집단 휴진을 꺼내 들어 의료체계에 불안을 조장하고 환자 피해를 도구 삼아 정부를 압박하는 의사들의 투쟁 방식에 대한 사회적 피로감도 높아지고 있다."의사 집단행동을 제재하는 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터져 나온다.
환자단체들은 지난달 26일 국회 청문회를 일주일 앞둔 18일 보건복지위원회 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정식으로 법 제정을 요청했다.의료진이 집단행동을 하더라도 환자 생명과 직결되는 필수의료는 반드시 유지하고 이를 어길 시 처벌하는 규정이 마련돼야 번번이 반복되는 의정 갈등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회장은 "간담회에서 의원들이 공감을 표해 청문회에 일말의 기대를 걸었지만 여야 모두 2,000명 증원 숫자를 놓고 정쟁만 되풀이하면서 정작 환자 피해 방지를 위한 대안은 제시하지 않았다"며 "환자 피해 조사를 위한 특별기구 설치,콜롬비아 프리메라의사 집단행동 방지 특별법 제정을 다시 한번 국회에 강력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환자단체들이 4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개최하는 대규모 집회도 '의사 집단행동 재발방지법' 제정 요구에 큰 비중이 실린다.한여름 무더위에 환자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가두시위까지 벌이는 건 그만큼 절박하다는 방증이다.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회장은 "의사 집단행동을 규제하는 법만 있었어도 지금 같은 사태는 없었다는 게 회원들 생각"이라며 "환자 피해를 막을 법과 제도의 필요성을 정부와 국회에 알리고 입법을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