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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관찰 5년 명령…"정당화에만 몰두,진정한 반성 의문"
'집행유예' 공범 유죄 인정…"범행 기여도 높지 않아"
(부산=뉴스1) 손연우 조아서 기자 =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한 김모 씨(67)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6부(김용균 부장판사)는 5일 살인미수,고스톱 규칙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또 5년간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이번 범행은 단순히 피해자 개인에 대한 생명권을 박탈하는 시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선거의 자유를 방해한 것으로,우리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신뢰를 파괴하는 행위"고 말했다.
또 "자신과 정치적 경향의 차이를 이유로 피해자를 오랜기간 비인격화·악마화에 이르렀다"며 "범행을 결심한 무렵인 지난해 4월부터 흉기를 제조하고 틈틈이 범행을 연습,고스톱 규칙5차례에 걸쳐 피해자를 따라다니며 범행을 시도하는 등 집요하고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해 실행에 옮겼다"고 밝혔다.
이어 "자신과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국회의원인 피해자를 살해하려 한 것은 헌법과 법률 절차에 따라 국민들의 자유로운 의사에 의해 결정돼야 할 선거 제도와 대의 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시도"라며 "어떠한 이유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김 씨의 살인죄가 양형기준 중 비난동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살인범죄에 대한 법원의 양형기준은 범행동기에 따라 △참작동기 살인 4∼6년 △보통동기 살인 10∼16년 △비난동기 살인 15∼20년 △중대범죄 결합 살인 20년 이상 또는 무기 △극단적 인명 경시 살인 23년 이상 또는 무기 등으로 나뉜다.
이에 재판부는 "피해자를 비인격화하고 자신의 범행을 정당화하는 데만 몰두하는 모습을 보였고,고스톱 규칙피해자 살해 외에도 공직선거법 위반의 고의와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법원에서 늦게나마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사죄의 뜻을 밝히기도 했으나 수사기관과 법정에서의 피고인 태도 등을 보면 진정한 반성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은 유리한 양형 사유로 참작됐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 1월 2일 오전 10시29분쯤 가덕도 신공항 부지가 보이는 부산 강서구 대항전망대 시찰을 마치고 차량으로 걸어가던 이재명 전 대표를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는다.
이 전 대표는 목에 크기 1.4㎝,깊이 2㎝의 부상을 입고,내경정맥 9㎜가 손상돼 병원에서 수술과 치료를 받고 8일 만에 퇴원했다.
김 씨는 범행 이전에도 총 5차례에 걸쳐 이 전 대표의 일정을 따라다니며 범행 기회를 엿봤으며,흉기를 미리 구입·개조하고,칼 찌르기 연습을 하는 등 치밀하게 사전 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김 씨의 범행동기 등이 담긴 우편물(남기는 말)를 보관,범행 당일 가족들에게 송부한 혐의(살인미수 방조,공직선거법 위반 방조 혐의)로 기소된 지인 A씨(70대)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A씨는 무죄를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방조 혐의를 모두 유죄 봤다.
재판부는 "이 문서는 다른 사람이 자신의 범행 동기를 알았으면 좋겠다는 욕구를 담은 것으로 범행당시 소지하고 있을 만큼 김 씨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는 문건"이라며 "실제 A씨가 김씨의 부탁을 받아드린 직후부터 김 씨의 범행 시도가 시작됐으며,김씨의 범행에 매우 중요한 메모를 외부로 공표하는 데 도움을 준 행위는 방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다만 "피고인의 행위가 범행에 직접 관련된 핵심적인 요소라고 보기 어렵고,기여도가 높지 않다"고 참작 사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