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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주체적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공연들이 잇따라 관객을 만나고 있다.
여성이 주인공인 연극과 뮤지컬은 꾸준히 무대에 오르고 있지만 최근에는 여성 주인공이 극을 주체적으로 이끌어가거나 화자로 직접 등장한다.
서울 충무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버지니아 울프'는 정신질환으로 불행한 삶을 살았던 영국 여성 작가 에들린 버지니아 울프가 자신이 쓴 소설 '댈러웨이 부인' 속 세계로 들어가 겪는 이야기를 그린다.
에들린은 가난한 작가 지망생 조슈아가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를 완성하도록 이끈다.소설 속 인물 조슈아는 애들린의 의식이 만들어낸 또다른 에들린로 읽히도록 각색했다.
에들린이 편견과 금기를 깨고 자립하는 과정은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낸다.특히 교회에서 무릎을 꿇은 채 신에게 절규하는 장면은 불행을 자양분 삼아 예술혼을 불태웠던 작가 버지니아 울프의 고뇌를 극적으로 연출했다.
최근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 무대에 진출한 뮤지컬 '마리 퀴리'는 여성 최초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폴란드계 프랑스 여성 과학자 마리 퀴리의 삶을 조명한다.
작품 속 마리 퀴리는 여성,풀토래이민자라는 사회적 편견을 이겨내고 연구에 필사적으로 집념하는 인물이자 라듐 공장 직공들의 잇따른 죽음을 고뇌하는 인물이다.주인공인 마리 퀴리를 성장시키는 조연 '안느'도 여성이다.
2018년 트라이아웃 공연을 선보인 후 2021년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대상 등 5관왕을 휩쓸며 국내 무대에서 검증을 받았다.이듬해 2022년 폴란드 '바르샤바 뮤직 가든스 페스티벌'에선 그랑프리격인 황금물뿌리개상을 수상했다.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 중인 연극 '활화산'의 주인공 정숙은 양돈 사업으로 집안을 일으킨 강인한 여성이다.1960년대 말 경북 이씨 문중 종가에 시집와 푸대접과 구박에도 어른들을 봉양하고 가족을 돌보며 고된 시집살이를 한다.
'활화산'은 사실주의를 대표하는 극작가 차범석이 박정희 정권의 새마을운동을 홍보하기 위해 만든 선전용 연극이다.1974년 초연 당시 16개 도시를 순회 공연했고 녹화 영상이 방송으로도 나갔다.
그러나 작품 속 정숙의 통솔력으로 이씨 식구들과 마을 주민들이 점차 변해가는 모습,풀토래여성 캐릭터를 통해 당시 사회적 구습과 세대 갈등,풀토래열악한 여성 인권 등을 꼬집은 점은 현재까지도 이 작품의 백미로 꼽힌다.
'활화산'을 연출한 윤한솔은 "정숙은 현재의 여성주의 시각으로 보면 문제가 많은 인물이지만 당시에는 시대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부분이 거기까지였다"며 "시대착오적이라고 인식되는 지점들을 통해 현재의 관객에게 울림을 주려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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