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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상환수수료 삭감은 '예고편'
가산금리 개편·햇살론 출연료율↑
사실상 '횡재세 시즌 2'고금리 속에 해마다 역대급 실적을 올리는 은행들을 향한 규제의 칼날이 거세지고 있습니다.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고금리 고통은 커진 반면,은행들의 이익은 갈수록 늘자,야당을 중심으로 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경제부 전범진 기자 나왔습니다.전 기자,먼저 금융당국이 움직이고 있군요.
네 그렇습니다.금융당국은 지난 10일 대출에 대한 중도상환수수료를 '실비 이내로' 걷도록 하는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감독규정 개정안을 의결했습니다.
이전까지 은행들은 대출 시행으로부터 3년 이내에 차주가 대출을 상환하면 대출 금액의 일부분을 중도상환수수료로 부과해왔는데요.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대출액의 최대 1.4%,신용대출은 최대 0.8%정도를 수수료로 부과해 연간 약 3,000억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번 규정 개정은 은행들이 대출을 포기하면서 입는 이자손실과 대출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지세,감정평가비,법무사 수수료 등 실제로 지출된 금액 내에서만 수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합니다.
본격적인 시행은 내년부터지만,업계에선 이번 조치로 관련 수수료수익이 3분의 1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소비자들 입장에선,실제로 지출된 금액만 받는 게 어찌보면 당연한 것 같기도 합니다.그런데,당국이 이번에 규정을 바꾼 게,사실상,거대 야당의 힘 때문이라구요?
네 그렇습니다.금융당국도 규정 변경을 발표하며 국회 논의를 참고했다고 공개적으로 설명했는데요.
지난 4월 총선에서 승리했던 더불어민주당의 핵심 선거 공약 중 하나가 바로 이 중도상환수수료를 폐지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중도상환수수료를 완전히 폐지하게 되면,보전되지 못한 각종 비용이 고스란히 신규 대출 차주들의 가산금리에 반영돼 금리가 높아지는 역효과가 발생하게 됩니다.
그래서 야당이 공약을 지키기 전에,부작용을 우려한 당국이 선제적으로 중도상환수수료를 수술대에 올렸다고 업계에선 해석하고 있습니다.
중도상환수수료를 바로잡는 건 시작에 불과합니다.현재 국회에서,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들이 다수 준비되고 있죠?
네 현재 민주당이 장악한 정무위원회에는 이른바 '가계부채 지원 6법'이 대기중인데요.
6개 가운데 은행과 관련된 법안으로는 앞서 거론된 주담대 중도상환수수료 폐지 외에도 가산금리에서 법적 비용을 제외하고 세부 항목별로 공시하도록 하는 은행법 개정안,은행의 햇살론 출연 비율을 높이는 서민금융지원법 개정안 등이 있습니다.
민주당은 이 법안들에 대한 당론 선정 절차를 밟고 있어,이르면 본격적인 법안심사가 이뤄지는 9월 정기국회부터 순차적으로 통과가 예상됩니다.
여기에 22대 국회에서 은행의 이익 환수에 강경한 입장을 가진 의원들이 대거 늘어나면서,21대 국회 종료와 함께 폐기됐던 횡재세도 언제든 재등장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금융소비자들 입장에서 반길만한 법안들입니다.그런데,이 법안들이 현실화되면 은행들 수익에는 일부 타격이 있겠군요.
네 각 제도별로 실적 감소 규모를 따져볼 필요가 있는데요.현재 거론된 법안 가운데 서민금융지원법 개정안에 따른 출연료 증가는 연간 4,000억원이,21대 국회 당시 발의됐던 횡재세가 통과될 때는 연간 2조원 정도의 순이익 감소가 예상됩니다.
가산금리에서 법적비용을 제외하는 은행법 개정안은 조금 복잡한데요.기존에 은행들이 대출금리에 할당했던 연간 약 2,000억원의 교육세,신보와 기보 등에 출연했던 1조 2,000억원이 비용으로 추가되는 형식으로 실적을 낮출 전망입니다.
5대 금융지주의 연간 순이익이 20조원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지금 거론되는 법안 하나하나가 연간 실적을 최소 1%에서 최대 10%씩 잠식할 리스크가 있는 겁니다.
금융권에선 무엇보다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남자가 여자가되는 웹툰세수 부족이 심화될수록 꾸준한 실적을 올리는 은행권의 자금을 동원하기 위한 여의도의 욕심이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은행들을 향한 국민들의 시선이 곱진 않지만,남자가 여자가되는 웹툰이에 편승한 거대 야당의 움직임,너무 거칠다는 생각 듭니다.잘 지켜봐야겠습니다.
경제부 전범진 기자와 함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