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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웅 닥터나우 대표
“한국은 눈만 돌리면 병원 간판이 보이는데,정작 30~40분 기다렸다가 잠깐 의사를 보고 나오는 게 전부죠.이런‘30초 진료’문화를 바꾸고 싶었습니다.”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사옥에서 만난 비대면 진료 플랫폼 닥터나우의 정진웅(30) 대표는 많은 연봉이 보장된 글로벌 투자회사를 박차고 나와 험난한 스타트업 시장에 뛰어든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닥터나우는 국내 비대면 진료 점유율 1위 업체로,카운터스트라이크 온라인현재 일 평균 3000여 명이 닥터나우 앱을 통해 원격으로 진료를 받고 있다.
미국 뉴욕대를 졸업하고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홍콩 지사에서 근무하던 정 대표는 2020년부터 배달의민족 모회사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가 요기요를 매각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플랫폼과 스타트업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다.2022년 한국에서 닥터나우 창업자인 장지호 대표를 만나 그의 창업 애기를 듣고 “홀린듯이 끌렸다”고 했다.바로 홍콩으로 돌아가 사표를 낸 뒤 닥터나우에 합류했다.그는 “한국에서도 의료 접근성을 높이는 서비스가 많이 생겨야 한다는 생각에 이직을 결심하게 됐다”고 했다.물론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비대면 진료 사업을 펼친 업체가 없는 만큼 사업적 성공 가능성도 높게 봤다.의사·약사 단체가 닥터나우와 같은 비대면 진료·처방약 배송 플랫폼을 반대하는 것을 알았지만,약사인 어머니가 “의사·약사도 변해야 발전할 수 있다”면서 그의 이직을 지지해준 것도 힘이 됐다.
하지만 정 대표 합류 이후 닥터나우는 부침을 겪었다.코로나 때 원격진료를 한시적으로 허용했던 정부는 지난해 6월부터 원격진료 범위를 대폭 축소했다.초진 환자는 비대면 진료를 볼 수 없게 됐고,카운터스트라이크 온라인약 배송도 금지됐다.정 대표는 “닥터나우는 지난해 비대면 진료를 대거 축소하고,다양한 신사업을 알아봐야 할 정도로 상황이 안 좋았다”며 “비대면 진료를 하던 30~40개 업체도 폐업하거나 사업을 전환했다”고 했다.
닥터나우는 지난 2월 일본 법인을 설립하고 창업자 장지호 대표가 일본 법인장을 맡았다.일본은 한국과 다르게 비대면 진료와 약 배송 등 원격 의료 시스템이 모두 법제화돼 있다.닥터나우가 쌓은 경험과 노하우가 사라지면 안 된다는 생각에 일본 사업까지 나선 것이다.정 대표는 “비대면 진료 허용이 늦어질수록 노하우를 쌓아온 업체들은 고사(枯死)하고,카운터스트라이크 온라인결국 비대면 진료가 허용된 후에는 해외 업체들이 한국으로 들어와 시장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정 대표는 국내 비대면 진료 사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약 배송을 허용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약사 단체는 약 배송이 허용되면 대형 약국으로 주문이 몰려 동네 약국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약 배송을 반대하고 있다.그는 “사업이 안 돼서 약국을 접으려고 했다가,카운터스트라이크 온라인닥터나우 제휴를 한 뒤 인근 아파트 수요를 흡수해 활황을 되찾은 경우도 있다”고 했다.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 38국 중 비대면 진료를 전면 허용하지 않는 곳은 한국뿐”이라며 “이해관계자들의 반발로 사회적 논의조차 시작되지 못한 것이 가장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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