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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K팝(K-pop)' 팬들이 늘면서 정치적인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최근 방탄소년단(BTS)의 노래가 대북 심리전용 방송에 쓰이는가 하면,실수령인종차별과 전쟁에 반대하는 운동을 K팝 팬들이 주도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다.K팝이 단순한 문화 현상을 넘어 정치 신념을 대변하는 매개체가 됐다는 분석이다.
26일 아사히신문은 '정치화하는 K팝,늘어나는 복잡성'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의) 권력자들은 K팝 아티스트의 인기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하며,팬들은 정치적 주장을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에게 맡기려고 한다"고 전했다.
K팝 등 한국 문화가 세계적으로 인기인 가운데,해외 팬들이 늘면서 정치적인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사진은 방탄소년단(BTS)의 진이 지난 12일 오전 경기도 연천군 육군 5사단 신병교육대대에서 전역하며 손을 흔드는 모습.뒷줄 오른쪽부터 RM,실수령지민,뷔.연합뉴스 그러면서 신문은 대표적인 사례로 대북 방송을 거론했다.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를 계기로 지난 9일 한국군이 6년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며 BTS 노래를 튼 것이다.대북 방송을 탄 '다이너마이트'는 빌보드 100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곡으로 유튜브에서 약 20억번 조회됐다.
북한은 지난달 28일~지난 9일 4차례에 걸쳐 오물 풍선을 한국을 향해 날려 보냈다.이에 우리 군은 북한의 3차 대남 오물풍선 살포 뒤인 지난 9일 대북 방송을 잠시 재개했다가 현재 중단한 상태다.군 당국은 북한의 대응 태도에 따라 언제든 재가동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실수령아사히는 "세계적인 스타를 낳았다는 한국의 우월함이 BTS 노래에 나타난 것"이라면서 "(한국이 북한보다 우위에 있다는 걸) 대외적으로 보여주는 이미지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북한 오물풍선 날리니 한국의 반응: BTS 히트곡 보내자'라는 기사를 보도했다.월스트리트저널 홈페이지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지난 10일(현지시간) '북한 오물 풍선 살포에 한국의 반응: BTS 히트곡 보내자'라는 기사에서 "가난한 북한 사람들에게 외부 세계에 대한 노출을 제한하려는 김정은 국방위원장 입장에서 보면 아픈 지점(sore spot)"이라고 짚었다.
K팝 스타를 국가 전략 차원에서 내세운 건 윤석열 정부만은 아니다.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2021년 BTS는 '미래 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사'로 임명됐었다.다음 해 BTS 멤버들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 인종차별에 관해 의견을 나누는 행사도 가졌다.
동아시아 아이돌 문화 전문가인 토마스 보디넷 호주 맥쿼리대 연구원은 "한국 정부는 전략적으로 스타를 이용해왔다"며 "팬덤을 국가적인 목적을 위해 동원해 왔다"고 아사히에 말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 RM이 2021년 9월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6차 유엔 총회 SDG Moment(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회의) 개회 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스1 국가 지도자뿐만 아니라 팬들도 정치와 K팝을 결부시키고 있다.특히 서구에선 소수자에 해당하는 아시아계,라틴계,LGBTQ(성 소수자) 등을 중심으로 K팝 인기가 높다.아사히는 "(이런 맥락에서) 해외 팬들은 K팝 스타가 상대적 소수인 자신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고 전했다.일례로 BTS 팬클럽 아미(ARMY)는 2020년 미네소타 경찰이 아프리카계인 조지 플로이드를 죽음에 이르게 한 장면이 공개된 후,'흑인 인권'을 위해 써달라며 100만 달러(약 12억원)를 모금해 기부했다.
아사히는 "K팝 팬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K팝 가수가 해외에서 차별당할 때마다 항의 운동을 하며 단결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맏형 진이 12일 오전 멤버들의 환영 속에 약 1년 6개월 간의 군 복무를 마치고 육군 병장 만기 전역했다.진은 이날 경기도 연천 육군 5사단 신병교육대에서 동료 장병들의 박수를 받은 뒤 오전 8시 50분께 위병소를 빠져나왔다.사진은 맏형 진의 전역을 축하하러 하이브 사옥에 모인 방탄소년단 일곱 멤버들.연합뉴스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가자 지구에서 민간인 희생자가 나오는 것과 관련해서도 중동권 중심으로 K팝 팬들이 항의하는 일도 나왔다.친팔레스타인 성향의 K팝 팬들이 친이스라엘로 지목된 한국 연예기획사의 임원에게 사퇴를 요구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또 지난 5월 아이돌그룹 NCT는 '이스라엘 불매운동'의 대상이 된 커피 업체와 콜라보레이션 상품을 내놓은 뒤 소셜미디어(SNS) 팔로워가 크게 줄었다.아사히는 "한국 연예기획사는 정치적 이슈와 거리를 두려 했지만,팬들에게 K팝은 연대와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정치적 도구"라고 짚었다.
유튜브에 K팝 커버 영상을 올린 우크라이나 댄스 동호회.취미 생활을 즐김과 동시에 전세계에 러시아의 침략 행위를 규탄하는 내용도 함께 전하고 있다.유튜브 캡처 이런 분위기 속에 K팝 기획사 관계자들은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한 여성 아이돌그룹 관계자는 "과거엔 일본 등 이웃 국가들을 신경 쓰면 됐지만,
실수령최근엔 팬층이 넓어지면서 복잡성이 커졌다"고 신문에 심경을 토로했다.
실제로 K팝 아이돌그룹 멤버의 옷에 적힌 아랍어가 무슬림 팬들을 화나게 한 경우도 있었다.결국 이후 해당 기획사는 의상을 스타일리스트에게 맡기지 않고 자체 운영팀을 따로 두고 신중하게 문구를 확인하기로 했다.관계자는 "팬 모두를 만족하게 할 수는 없다"면서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K팝 스타들을 위해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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