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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2곳 적발…의사의 마약류‘예외적 치료 권한’악용
마약 취해 범죄 저지른 롤스로이스·람보르기니 운전자 이용
병원을 찾은 환자들에게 마약류를 불법 투약해 막대한 이익을 챙긴 서울 강남 소재 의원 2곳이 경찰에 적발됐다.마약에 취한 채 범죄를 저지른 일명‘롤스로이스남’과‘람보르기니남’이 이용하던 곳으로,월드컵 무늬환자 다수의 약물 오남용이 방치됐던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4일 의료용 마약류 등을 불법 투약해 온 의원 2곳 관계자 16명과 투약자 26명 등 총 42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이 중 해당 의원을 차린 의사 ㄱ씨와 ㄴ씨는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 설명을 종합하면,ㄱ씨는 의사의 마약류‘예외적 치료 권한’을 악용해 불법 투약 영업을 해온 것으로 조사됐다.의사 ㄱ씨는 환자 28명에게 4종의 수면마취제 계열 마약류 4종(미다졸람·디아제팜·프로포폴·케타민)을 투약했다.1회 투약할 때마다 30만∼33만원을 현금으로 받았는데,월드컵 무늬한 사람에게 하루에 10번까지 반복 투약하기도 했다.현금이 없는 경우엔 지불 각서를 받고 외상으로 추가 투약해 줬다.
경찰은 ㄱ씨가 약품 취득가에 견줘 약 92배∼101배까지 폭리를 취한 것으로 봤다.ㄱ씨가 차린 의원은 불법 투약으로 2022년 8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8억5900만원을 벌어들였다.입소문을 타 손님이 늘자 ㄱ씨는 간이침대를 사용하거나‘왁싱숍’을 추가 영업장소로 삼기도 했다.
마약에 취한 상태로 차량을 운전해 보행자를 사망하게 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일명‘롤스로이스남’도 지난해 8월2일 이 의원에서 마약류를 투약했다.그 밖에 이 병원에서 투약한 5명도 수면 마취에서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퇴원해 운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른 의원을 운영하는 의사 ㄴ씨는 전신마취제인‘에토미데이트’가 마약류로 지정되지 않은 점을 이용했다.이 병원은 2019년 9월부터 2023년 9월까지 환자 75명에게 투약 횟수 기준 총 8921회에 걸쳐 에토미데이트를 4만4122mL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한 명에게 하루 56회까지 반복 투약했는데,한번 투약하는데 10만∼20만원을 현금이나 계좌이체로 받았다.취득가에 대비해 47배∼95배에 이르는 가격으로,총 12억5410만원을 벌었다.마약에 취해 시민을 흉기로 협박한 혐의로 구속된 일명‘람보르기니남’도 이 의원에서 투약했다.경찰은 해당 약품이 마약류는 아니지만,월드컵 무늬ㄴ씨 등이 약사만 조제·판매하게 돼 있는 약사법을 위반했다고 봤다.
경찰이 확인한 시시티브이(CCTV) 영상 속에서 에토미데이트의 부작용은 뚜렷했다.더 투약해달라며 손을 모아 의사에게 빌거나,비정상적으로 몸을 떠는 모습,월드컵 무늬의료진이 없을 때 스스로 투약하고선 자신의 행동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등의 모습이 확인됐다.다만 투약을 받은 이들은 약사법상 과태료 처분만 받았다.강선봉 마약범죄수사2계장은 “(에토미데이트는) 프로포폴과 효능·용법이 유사한데도 전문의약품으로만 지정돼 있어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며 “불법 투약을 권하는 병원은 반드시 수사기관에 제보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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