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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심 재판부,난방공사 자체 수행 인력 없다는 이유로 '발주자'로 보는 건 '위험의 외주화' 인정하는 꼴

수원법원종합청사.2019.5.24/뉴스1 ⓒ News1
수원법원종합청사.2019.5.24/뉴스1 ⓒ News1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회사 내 보일러 스팀배관 교체 공사 중 근로자가 추락해 숨지는 일이 발생했지만 '공사 발주자'에 불과하다며 '무죄'를 받았던 '영풍제지'의 원심 판결이 항소심에서 뒤집어졌다.

항소심 재판부는 '영풍제지'가 도급인의 지위에 있다고 보고,월드컵 응원 포스터영풍제지와 영풍제지 대표자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제7형사 항소부(부장판사 김병)는 '산업안전보건법위반'으로 기소된 영풍제지 대표이사 A 씨와 영풍제지 법인에게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각각 벌금 2000만 원을 선고했다.

앞서 원심은 A 씨와 영풍제지에게 '무죄'를 선고했다.원심 재판부는 "영풍제지가 '건설공사발주자'에 불과해 도급인의 안전조치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검찰은 "영풍제지가 시공을 주도해 총괄·관리한 자에 해당하기 때문에 산업안전보건법상 도급인으로서의 안전조치의무가 있다"며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를 이유로 항소를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영풍제지는 이 사건 공사 발주자가 아니라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안전 조치를 해야 할 의무가 있는 도급인이 맞다"며 원심 판결을 파기 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 스팀배관 교체 공사가 이루어진 경위와 과정,공사금액,현장에서 취했어야 하는 안전조치의 구체적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보면,월드컵 응원 포스터영풍제지 자체가 난방공사를 수행할 인력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건설공사발주자로 보는 건 오히려 '위험의 외주화'를 인정하는 것과 동일한 결과를 초래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사업장에 대한 감독결과 안전조치 불이행 사항이 다수 발견됐고 이와 같은 부실한 시설물이 이 사건 사망 사고의 원인을 제공해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해 피고인의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설명했다.

A 씨는 지난 2021년 8월 16일 오후 2시 4분쯤 경기 평택시의 영풍제지 건물 2층에서 근로자 C 씨가 사다리를 이용해 약 2m 높이에서 '난방용 스팀배관 보온 작업'을 함에 있어서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었음에도 작업발판을 설치하지 않고,월드컵 응원 포스터방호 조치를 설치하지 않는 등의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한 혐의로 기소됐다.

C 씨는 건물 2층 자재 및 장비 투입구의 덮개 위로 이동하는 순간,월드컵 응원 포스터덮개가 파손되면서 약 6.6m 아래 1층 지면으로 추락해 숨졌다.

한편 C 씨를 파견한 업체 대표와 업체는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한 '업무상 과실치사','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벌금 각각 벌금 2000만 원과 벌금 1000만 원을 선고 받고 형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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