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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T세포 추출 유전자 조작
1회 투여로 재발 림프종 제거
2021년 도입 이후 178명 치료
폐암·위암 등 확대 적용 추진
거대 B세포 림프종 진단을 받은 60대 남성 A씨는 수년간 표준 항암 화학 치료를 받았다.오랜 노력에도 차도가 없어 항암 시술을 5회 이상 시행했지만 또다시 혈액암이 재발했다.그때 삼성서울병원에서 국내 최초로 '카티(CAR-T) 세포' 치료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A씨는 삼성서울병원으로 향했고,그곳에서 만난 의료진은 A씨의 T세포를 채집해 다시 A씨에게 투여했다.3년이 지난 현재 A씨는 완전관해 상태를 유지 중이다.
재발 암 환자의 마지막 희망으로 카티 치료가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삼성서울병원이 괄목할 만한 수술 실적을 쌓으며 난치 혈액암 분야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카티 치료를 본격 도입한 지 3년 만에 국내 최다 수술 사례를 기록한 것은 물론,환자의 치료 반응률도 글로벌 표준 수준을 넘어섰다.삼성서울병원은 혈액암에 국한돼 있던 카티 치료를 고형암으로 확대 적용하는 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은 지금까지 총 178명의 혈액암 환자에게 카티 치료를 실시했다.국내 의료기관 중 가장 많은 수치다.2021년 4월 첫 환자를 시작으로 이듬해부터 연평균 60여 건씩 시술을 진행하고 있다.
카티 치료란 환자 몸 안의 T세포를 밖으로 꺼낸 뒤 암세포가 갖고 있는 특정 항원에 달라붙도록 설계하고 다시 환자 몸속에 주입하는 것을 말한다.유전자 재조합 과정을 거친 T세포는 암세포를 찾아내 사멸시킨다.한 번 제조한 뒤 투여하는 것으로 치료는 끝난다.각종 항암제와 골수 이식 등에 더 이상 반응하지 않는 난치성 혈액암 환자가 주 대상이다.정상 세포는 공격하지 않기 때문에 후유증이 적다.
삼성서울병원에서 처방하는 치료제는 노바티스의 킴리아와 얀센의 카빅티,다바오큐로셀의 안발셀 등이다.킴리아와 카빅티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정식 사용 허가를 받은 제품이다.안발셀은 지난 5월 초 임상 2상을 마쳤다.킴리아 기준 1회 시술 비용은 808만원이다.실제 약값은 4억원이지만,2022년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환자 부담이 크게 줄었다.
삼성서울병원은 치료 실적뿐만 아니라 결과 측면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내놨다.의료계에 따르면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환자의 경우 킴리아 투약 3개월 후 반응률이 글로벌 기준 52%다.삼성서울병원은 59%로 이보다 앞선다.가망이 없던 환자 10명 중 6명의 암병변이 50~100% 없어졌다는 의미다.김석진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큐로셀의 경우 임상 1·2상을 거의 2년 만에 끝냈는데,단기간에 이룬 성과에 해외 의료기관에서 굉장히 놀라워 했다"며 "최근 대만국립대병원 의료진이 미국과 유럽보다 훨씬 후발 주자인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해 노하우를 배워 간 것도 그간의 노력을 인정받은 사례"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이 카티 치료 분야에서 빠르게 자리 잡은 데에는 다학제 기반 실시간 관리 시스템이 크게 기여했다.2021년 1월 설립된 카티 센터에는 혈액종양내과,다바오소아청소년과,감염내과,중환자의학과를 비롯해 여러 과 의료진이 참여하고 있다.김 교수는 "환자의 예후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부작용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거의 매주 만나 회의하고 있다"며 "해외 치료 표준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국내 사정에 맞게 조금씩 바꾸고 불필요한 부분을 뺀 것도 좋은 결과를 낳았다"고 설명했다.국내 최초로 전문 간호사를 별도 배치해 카티 치료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주효했다.
삼성서울병원은 혈액암에 국한돼 있던 카티 치료를 고형암으로 확대 적용하는 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일부 해외 의료기관에서 폐암·위암·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지만,아직까지 국내 참여는 활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김 교수는 "고형암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임상에 삼성서울병원이 들어가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 카티 센터가 고형암 담당 의료진과 연계해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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