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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국가에서 iOS에 제3자 앱마켓 허용…'두번 거부' 에픽스토어도 승인
DMA 위반으로 '53조원 과징금' 위기 애플…韓·美·日 등도 반독점 칼날
8일 나인투파이브맥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EU 국가 내에서 iOS에 제3자 앱마켓을 출시하도록 승인했다.이로 인해 당초 승인을 거부해온 것으로 알려진 에픽게임즈의 앱마켓까지 iOS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지난 3월 EU의 DMA가 본격 시행되면서 애플은 27개 EU 회원국에서는 앱스토어를 이용하지 않고도 아이폰·아이패드 등에서 앱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제3자 결제를 허용한 바 있다.여기서 더 나아가 제3자 앱마켓까지 아이폰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당초 에픽게임즈는 애플이 디자인 유사성을 이유로 에픽게임즈의 iOS 적용을 두차례 거절했다고 밝힌 바 있다.에픽게임즈는 "애플은 에픽스토어의 '설치' 버튼이 앱스토어의 '받기' 버튼과 유사하고,'인앱 구매' 라벨도 에픽스토어와 앱스토어가 비슷하다며 승인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애플의 앱스토어 규정에 따르면 개발자들에게는 앱이 애플에서 만든 것이라고 착각할 수 있는 버튼이나 디자인적 요소를 적용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이에 대해 에픽게임즈는 다른 플랫폼에서도 에픽스토어가 같은 버튼 레이아웃을 쓰고 있고,iOS의 표준 규정을 모두 준수했다고 맞섰다.
이를 두고 에픽게임즈는 애플이 임의적으로 DMA를 위반했다고 꼬집으며 EU 규제 당국에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이같은 에픽게임즈의 '경고' 이후 곧바로 애플이 에픽스토어를 비롯한 제3자 앱마켓을 허용한 것은 EU가 애플의 반독점 금지 규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EU는 지난달 애플의 앱스토어 운영 방식이 DMA를 위반했다는 내용의 예비 조사 결과를 통보한 바 있다.
DMA는 애플을 비롯한 7개 빅테크 기업을 '게이트키퍼'로 지정하고 다른 앱,플랫폼 등과 상호호환성을 보장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DMA를 위반할 경우 전세계 연간 총 매출의 최대 10%가 과징금으로 부과된다.
EU가 애플 앱스토어가 DMA를 위반했다는 예비 결론을 내린 만큼 애플로서는 '반독점'으로 내비칠 수 있는 행위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으로 보인다.애플의 DMA 위반 여부는 내년 3월25일 최종 확정된다.DMA 위반이 최종 결정되면 애플의 지난해 연간 매출이었던 약 3833억 달러(약 529조원)의 10%인 383억 달러(약 53조원)가 과징금으로 부과될 수 있다.
이처럼 유럽에서 애플이 앱스토어를 완전히 개방하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안방 시장인 미국에서도 앱스토어 반독점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이 또한 에픽게임즈가 가장 앞장 서서 애플의 앱스토어 전략을 비판하고 있다.
미 대법원은 올해 1월 3년여간 이어진 애플과 에픽게임즈의 반독점 소송에서 양측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애플이 앱스토어 외 다른 결제 시스템도 허용하도록 하는 하급심 판결을 확정한 바 있다.미국에서도 앱스토어 개방 가능성이 나타난 것이다.
이후에도 애플이 앱스토어에 인앱결제 대체 방안을 마련하라는 법원의 명령을 따르지 않자 에픽게임즈는 애플을 법정모독죄로 조사해달라는 요청서를 냈다.메타,MS,페르시 타우X 등 다른 경쟁 빅테크들도 애플이 법원 명령을 따르게 해달라는 요청서를 함께 접수하기도 했다.
이같은 대법원 결정 이후 미 법무부도 애플이 부당한 독점 행위를 금지하는 '셔먼 반독점법' 제2조를 위반했다는 소송을 공식 제기하기도 했다.미 법무부는 앱스토어 및 인앱결제 문제 뿐만 아니라 애플워치,아이메시지,애플페이 등 애플 서비스 전반에 대한 반독점 행위를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유럽에서는 정부의 압박에 애플이 십수년 가까이 이어오던 독점·폐쇄 생태계가 깨졌다.유럽의 뒤를 이어 미국 정부의 반독점 소송,페르시 타우일본 정부의 제3자 앱마켓 허용 법안 등이 이어지고 있고,우리나라도 인앱결제강제금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등을 시행 중이다.유럽의 플랫폼 반독점 규제 강화가 다른 주요 시장으로까지 번지게 될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