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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38년 만에 부회장 승진.대표이사 3연임 성공도 이뤄

대형 생보업계 최초‘제판분리’단행.2년 만에 성공적 안착 

'재무통·금융통'에 '전략통' 評.조용하지만 차분한 '실용주의자' 評도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사진=한화생명 제공]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사진=한화생명 제공]

한화생명 역사에서 여승주란 인물을 빼놓고 얘기하기 어렵다.한화그룹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대한생명(한화생명 전신)을 증권시장에 성공적으로 상장하고 그룹 내 주력 금융회사이자 총자산 1위인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기 때문이다.그는 대기업에서 오너 외에 전문경영인이 올라갈 수 있는 최고의 자리에 올라 샐러리맨의 신화를 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그가 샐러리맨의 신화를 쓸 수 있었던 것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도전하는 강한 정신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 평사원 → 부회장 자리에 오르며 샐러리맨 신화 써

여승주 부회장은 한화그룹을 대표하는 '재무통'·'금융통'은 물론 '전략통'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거시·미시적 경제 동향과 금융시장의 판을 읽을 줄 알고 위기에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이와 함께 '실리·실용주의자'라는 평도 있다.업무 추진 시 크게 드러내기 보다는 차분히 '레벨업'시키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그룹 M&A 추진 때나 한화생명 '제판분리' 작업 시 이 같은 기질이 강하게 드러났다는 게 내부 관계자 전언이다.

1985년 1월 그룹 계열사였던 경인에너지(現 한화에너지)에 입사해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한화생명의 전신인 대한생명보험 재정팀장과 전략기획실장을 맡아 유가증권시장 상장 실무를 총괄했다.또한 그룹 전략기획팀장으로 삼성그룹 화학계열사 인수 작업도 주도해 성공적인 결실을 거뒀다.

2016년에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에 선임돼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여파로 인한 대규모 적자로 위기에 빠졌던 회사를 '흑자 전환'시키며 경영 정상화 기반을 마련하며 김승연 그룹회장의 신임을 받았다.

2017년 한화생명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각자대표이사 사장으로 근무하다 2019년 말 차남규 부회장이 퇴임하면서 단독대표이사 사장이 됐다.지난해 9월 정기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평사원으로 입사한 지 38년 만이다.
◆…여승주 부회장 프로필[조세일보]
◆…여승주 부회장 프로필[조세일보]


◆ '제판분리' '디지털화.양수겸장(兩手兼將)으로 영역 확장

여 부회장은 국내 대형 생보업계 최초로 '제판분리'를 성공시킨 경영자다.'보험 본연의 경쟁력 확보'를 핵심전략으로 강조하고 있는 그는 지속 경영을 위해선 판매채널 경쟁력 강화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경영철학으로 '제판분리'를 성공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21년 4월 대형 생보사 중 최초로 초대형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 한화생명금융서비서(한금서)를 출범시키며 '제판분리'를 단행했다.당시 생보업계에서는 이러한 행보를 두고 부정적인 시각이 컸다.하지만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고정관념과 통념을 깨뜨리는 도전이 필요한 법.그는 불과 2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자신의 결단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그는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보험 본연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고객 니즈에 부합한 상품 개발과 판매채널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며 "대형 GA인 피플라이프 인수로 향후 판매 시너지는 더욱 확대되고 시장 내 영업경쟁력은 더욱 확고해 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생보업계 만년 2위에서 벗어나 1위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자회사형 GA 뿐만 아니라 GA업계 내 경쟁력을 갖춘 다른 GA를 대상으로 한 M&A에도 관심이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그는 GA 영업조직 확대를 통한 시장 지배력을 높일 계획으로 지난해 초 업계 6위 GA 피플라이프(2003년 12월 설립)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이를 통해 한화생명은 한금서,슬로 시작하는 단어한화라이프랩,피플라이프 등 GA 3사를 보유하게 됐다.총 FP(재무설계사) 수도 3만명에 육박하는 거대조직을 보유하게 됐다.

여 부회장은 보험 본연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전통적인 대면 영업만을 고집하진 않는다.오래 전부터 꺼내든 핵심 키워드는 '보험의 디지털화'다.갈수록 치열해지는 보험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완벽한 디지털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난 2020년부터 매년 '디지털 경영' 관련 특허를 취득해 현업에 활용하고 있는 점이 이를 대변한다.FP들은 디지털 시스템을 통한 업무 처리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상품 설명부터 계약까지 플랫폼을 통한 원스톱 처리로 업무 효율성을 대폭 개선해 영업력이 강화됐다는 평가다.

특히 '모바일 프린트 BM 시스템'은 간단한 로그인만으로 지점(대리점),설계사·고객 자택 및 사무실,슬로 시작하는 단어카페 등 어디서나 쉽고 빠르게 영업 관련 서류 출력이 가능해져 한금서 소속 및 제휴 GA FP들에게 강력한 영업 활동 툴(Tool)로 사용되고 있다.

◆ 미래 먹거리를 글로벌 시장에서 찾다.베트남법인,15년 만에 '흑자전환'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가 2023년 8월 20일 베트남 호치민시에 위치한 Gem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베트남법인 설립 15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한화생명 제공]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가 2023년 8월 20일 베트남 호치민시에 위치한 Gem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베트남법인 설립 15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한화생명 제공]


여 부회장은 비전 달성을 위한 핵심전략 중 하나로 '해외사업부문 국내 보험사 1등 추진'을 강조하고 있다.이 같은 방침에 의거 한화생명은 글로벌 시장 개척에 있어서도 생보업계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생보사 최초로 진출한 베트남 시장에서 한화생명은 현지화 전략에 입각한 전국 영업망을 바탕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면서 국내 보험사의 해외 시장 진출 성공 사례로 평가받는다.베트남은 인구 약 1억명으로 세계 16위,아시아 8위 인구 보유국으로 경제력도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고 있어 업계는 '블루오션'으로 보고 있다.

베트남법인은 설립 이후 약 15년 만에 누적 손익 흑자를 달성했다.지난 2008년 설립,2009년 4월 국내 생보사 최초로 베트남에서 영업을 시작한 후 적자행진을 이어오던 베트남법인은 진출 10년만인 2019년부터 안정적으로 순이익을 창출하고 있다.특히 2023년 상반기에는 누적 손실을 모두 털어내고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해외시장에서 국내 보험사가 단독 지분 출자(100%)를 통해 설립한 현지법인 중 흑자를 달성한 것은 한화생명이 최초다.지난해 8월 베트남법인을 찾은 여 부회장은 2030년에 베트남 시장에서 'Top5 보험사 진입'과 당기순익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시장도 주요 타깃이다.2012년 12월 인니 생보사인 물티코를 인수했다.2013년 본격적 영업을 시작한 인니법인은 2018년까지 매년 순손실을 냈지만 2019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다만 아직까진 '적자'지만 규모가 현격하게 줄고 있다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인니현지법인은 한화손해보험과 함께 리포 손해보험을 인수해 현지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이 손보사는 지난해 말 기준 인니 현지 영업 중인 손보사 77곳 가운데 14위다.

이와 함께 중국 보험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이다.최근 중국 보험시장 규제 완화로 '보험 침투율(국내총생산 대비 수입보험료 규모)'이 높지 않아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는 판단 하에 독자법인을 취득·설립하거나 지분 투자를 늘리는 등 현지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중국 보험시장은 잠재적인 수입보험료 규모만 650조원을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세계 최대 시장 중 한 곳이다.

특히 중국합작법인인 중한인수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실행하면서 디지털 기반의 성장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보험업계 최초로 핀테크 센터 '드림플러스 63'을 오픈하는 등 확장 전략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국내뿐만 아니라 장기 성장 동력으로서 해외사업 강화를 통한 수익원 다각화에 노력하고 있다"고 여 부회장은 강조했다.글로벌 대형 생보사로 도약하기 위해서 현지법인의 경쟁력 강화는 물론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는 의지인 셈이다.
◆…김동원 한화생명 CGO[사진=한화생명 제공]
◆…김동원 한화생명 CGO[사진=한화생명 제공]


한화생명의 글로벌 사업 확대 및 성과 창출은 지난해 초 새로 만든 최고글로벌책임자(CGO)로 선임된 김동원 사장이 총괄을 맡고 있다.김 사장은 종전 최고디지털책임자(CDSO·부사장)였지만 사장 승진과 함께 글로벌 사업을 총괄한다.김 사장은 김승연 회장의 차남이다.

한화생명 측은 "김 사장이 최고글로벌책임자로서 다양한 글로벌 사업을 추진하고 기존 해외사업 관리체계 고도화 등을 추진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강화 및 성과 창출에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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