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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비야레알 대 안더레흐트8분기 만에 적자 전환.C커머스 공세 영향도
‘유통업계 최대 과징금’에 NB상품 필요성 커져
LG생건·크린랲 쿠팡 거래 재개 실적 영향은‘미미’
“쿠팡이 CJ제일제당에 먼저 손 내밀었을 것”
CJ제일제당이 쿠팡과 자사 제품 직거래를 재개하기로 한 데 대해 C커머스(중국계 이커머스)의 공세와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처분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C커머스사들이 CJ제일제당을 자사 플랫폼에 입점시키면서 확장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쿠팡이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우대한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위로부터 162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으면서 NB(제조사 브랜드) 상품 필요성이 커졌다는 것이 업계의 해석이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과 쿠팡은 비비고 만두를 비롯한 냉동·냉장 제품에 대한 직거래를 재개하고,햇반과 스팸 등 상온 제품에 대해서도 직거래 재개를 위한 막바지 조율을 하고 있다.납품 단가(마진율)로 인한 갈등으로 거래를 중단한 지 약 1년 8개월 만이다.
CJ제일제당은 그간 네이버쇼핑·G마켓·11번가 등 다른 이커머스 플랫폼과 판촉 행사를 진행하고,알리익스프레스 등 C커머스 업체에 입점하는 등 소위‘반쿠팡 연대’를 형성해 왔다.쿠팡은 이에 CJ제일제당이 빠지면서 중소업체들의 제품 판매량이 늘었다고 맞서며 첨예한 대립각을 세웠다.
이처럼 협상이 원활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왔음에도 직거래를 재개하게 된 데 대해 업계에서는 쿠팡이 CJ제일제당에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고 보고 있다.쿠팡은 CJ제일제당보다 앞서 갈등을 빚었던 LG생활건강·크린랲과도 4~5년 만에 직거래를 재개했는데,이번 결정도 유사한 맥락이라는 분석이다.
쿠팡은 올해 2분기 342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8분기 만에 적자로 전환했는데,비야레알 대 안더레흐트공정위 과징금과 선반영이 큰 영향을 미쳤지만 C커머스 공세로 인한 경쟁 격화도 영향을 끼쳤다.대표적인 C커머스 업체인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해 8월 한국 법인을 세운 이후‘K베뉴관’을 열면서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아울러 CJ제일제당도 올해 2분기 식품 사업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하면서 판매 채널 확대 차원에서 쿠팡의 손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다만,LG생활건강이나 크린랲이 쿠팡 직거래 재개에도 실적에 큰 영향이 있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CJ제일제당이 쿠팡에 먼저 손을 내밀진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대세다.
LG생활건강이 쿠팡과 거래를 재개한 올해 1분기 국내 사업 매출은 1조27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했다.쿠팡과의 거래가 없던 지난해 1분기 국내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5%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쿠팡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1위인 만큼,비야레알 대 안더레흐트거래 재개는 국내 사업에 영향을 미친다.
다만,LG생활건강은 뷰티·생활용품 부문 매출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성장세인 음료 사업의 매출을 더 키우기 위해 쿠팡과 거래를 재개했을 것으로 보인다.지난해 LG생활건강의 국내 뷰티 부문 매출은 1조61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고 생활용품 역시 1조4201억원으로 1% 감소했으나,음료 부문은 1조9847억원으로 2% 증가했다.
LG생활건강의 올해 상반기 각 부문별 매출은 국내 뷰티 부문이 86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했고 국내 생활용품 부문은 3742억원으로 1% 감소했다.반면,국내 음료 사업 부문은 1조57억원으로 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크린랲은 쿠팡과의 직거래를 재개한 지난해 1709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해 전년 대비 3% 감소했다.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1억원으로 6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크린랲은 2022년에는 전년 대비 매출액 증가율 35%,영업이익 증가율 66%를 기록했다.
CJ제일제당은 소재 사업 부문 부진으로 식품 사업 실적이 악화한 상황에서 쿠팡과의 거래 재개로 가공식품 매출 증가율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올해 2분기 CJ제일제당의 국내 가공식품 매출 증가율은 3.1%(매출액 8668억원)를 기록했다.해당 수치는 직전 연도에는 3.3%,2022년 2분기에는 6.8%였다.
최근 공정위의 과징금 처분 역시 쿠팡이 CJ제일제당에 손을 내민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공정위는 쿠팡이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우대하기 위해 알고리즘을 조작하고,임직원을 동원해 제품 후기를 작성했다며 유통업계 사상 최대 규모인 162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쿠팡은 자사의 경쟁력이 상품 추천에서 나오고 이는 유통업의 본질이라는 입장을 펴고 있어 법정 다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쿠팡의 PB 상품 외에도 상품 추천 항목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인기 NB 상품 입점 필요성이 크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과 CJ제일제당 양 사가 협의한 끝에 직거래 재개가 이뤄졌겠지만,첨예한 갈등을 빚던 만큼 어느 한쪽이 양보했다면 이슈가 많은 쿠팡일 것”이라면서 “CJ제일제당도 판로 확대 차원에서라도 쿠팡과 다시 손을 잡는 것이 좋은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