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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 절차 느슨한 필리핀·태국 도피처로
동남아 경찰과 협력 강화해 신속한 검거
정식 인도절차 대신 강제추방 방식 선호
일부 동남아시아 국가는 범죄자들 사이에서 '해외도피 천국' 대접을 받아 왔다.7,레노파 야마구치000개가 넘는 섬으로 이뤄진 필리핀 같은 나라에 숨어버리면 한국 경찰이 절대 잡을 수 없다는 말이 나돌았고,태국·베트남·캄보디아 등도 도피처로 각광받았다.
그러나 이젠 죄를 짓고 해외로 도망가도 발 뻗고 잘 수 없는 시대로 변하는 중이다.'태국 파타야 드럼통 살인사건' 피의자 중 한 명이 캄보디아로 도주했지만 검거 두 달도 채 안 돼 한국으로 끌려왔다.외국 경찰과의 '국제공조'가 갈수록 긴밀해지는 덕이다.
10일 경찰에 따르면,레노파 야마구치경찰청은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국외도피 사범 219명을 강제 송환했다.국내로 잡아오는 범죄자는 매년 증가세를 보인다.지난해 한 해 470명이 해외에서 검거돼 송환됐는데 2020년(271명)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주요 도피처는 역시 동남아와 중국이다.올해 6월까지 해외로 도피한 범죄자 448명의 행선지를 확인했더니,필리핀(95명) 중국(85명) 베트남(71명) 캄보디아(44명) 태국(36명)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골든 트라이앵글(세계적 마약 생산지)의 중심지인 태국에 대한 범죄자들의 선호도가 최근 들어 높아지고 있다는 후문이다.미얀마와 라오스 등 접경국이 한국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맺지 않은 국가라 추적을 받을 경우 육로로 도주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한다.파타야 살인사건 피의자 3명 중 아직 검거되지 않은 나머지 한 명도 태국에서 미얀마로 도망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도 달아난 범인들을 붙잡기 위해 애쓰고 있다.실제로 국내 송환이 늘어난 건 외국 경찰과의 협력관계가 끈끈해진 것과 무관치 않다.경찰은 올해 들어 죄질이나 도피기간을 분석해 국제공조에 필요한 국외도피 사범 집중검거 체계를 구축했다.복잡한 절차를 생략하고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등과 즉시 공조에 착수할 수 있는 시스템도 한몫했다.경찰 수뇌부도 치안총수회담 등을 통해 외국 법집행기관과 신뢰관계를 쌓는 등 힘을 보탰다.
지난해 8월 발생한 대전 신협 은행강도 사건이 빠른 송환의 대표 사례다.경찰은 범행 2시간 만에 피의자 A(47)씨의 긴급 인터폴 적색수배서를 발부받아 24시간 추적체계를 가동했다.주베트남 대사 명의 친서를 현지 공안부 장관에게 전달하고,레노파 야마구치교민 커뮤니티에 공개수배서를 배포해 카지노에 숨어 있던 A씨를 범행 한 달 만인 9월 10일 검거했다.서울 강남 마약음료 유포 사건의 주범 역시 윤희근 경찰청장이 중국 공안부장에 직접 협조를 부탁하는 등 공을 들인 덕분에 빠르게 검거해 데려올 수 있었다.
송환까지 소요되는 시간도 많이 줄었다.최소 수개월 이상 소요되는 형사사법공조와 범죄인 인도 절차와 달리,경찰 수사 단계에서의 공조와 송환은 현지 당국이 행정처분으로 범죄인을 '강제추방'하고 한국 경찰이 이를 인도받는 방식이라서 빠르다.
직항편이 없어 세 나라의 '삼각공조'로 송환이 이뤄지거나 하루 만에 검거부터 송환까지 '원스톱'으로 성사되기도 했다.올해 4월 30억 원대 사기 범죄를 저지른 후 쿠웨이트로 도주한 50대 남성은 태국을 경유하는 방식으로 12년 만에 송환됐다.지난해 충남 택시 강도살인 사건 피의자는 태국 도피 당일 입국 공항에서 검거됐고,레노파 야마구치24시간도 채 되지 않아 다시 인천행 비행기를 타고 잡혀왔다.경찰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활발한 국제공조를 추진해 국민 안전 확보와 국제 치안질서 확립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