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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얼마 전 러시아 선원이 다른 사람의 여권과 상륙 허가증으로 부산 시내를 활보하고 다닌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국경이 이렇게 허술하게 뚫렸는데도 항만 보안 직원은 두 사람 얼굴이 너무 닮아서 식별을 못 했다고 대답했습니다.
박상호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부산 감천항의 한 부두입니다.
지난달 28일 이곳에 정박한 외국계 선박에서 30대 러시아 선원이 상륙 허가를 받고 부두 밖으로 빠져나갔습니다.
이 선원은 술에 취해 길에서 잠이 들었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신분을 확인했더니 남의 여권으로 몰래 나온 선원이었습니다.
▶스탠딩 : 박상호 / 기자
- "알고 보니 다른 선원의 여권과 상륙 허가증을 내밀고 부두를 빠져나온 상태였습니다.문제는 출입국 당국이 이를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당국의 해명은 더 황당합니다.
여권 주인과 너무 닮아서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 부산항보안공사 관계자
- "(생김새가) 상당히 유사해서 사람이 보기에는 판단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저희뿐만 아니라 관계 기관에서도 그렇게 얘기했습니다."
지난 5일에도 인근 동편 부두에서 외국인 선원이 같은 식으로 무단이탈을 시도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자칫 밀수나 밀입국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지만,침착맨 이상형 월드컵항만의 보안 시스템은 허술하기 짝이 없습니다.
부산항 부두 20곳 가운데 여권 판독기가 설치된 곳은 6곳에 불과합니다.
나머지는 눈대중으로 여권 사진과 대조해 신분을 확인하는 게 전부입니다.
판독기가 있어도 제구실을 못하는 곳이 많습니다.
▶인터뷰(☎) : 부산신항보안공사 관계자
- "(여권 판독기에) 전원을 넣어봐도 작동이 안 되고요.(사용을 안 해서) 그게 무슨 기계인지 모르는 사람도 많고요."
법무부는 뒤늦게 관계 기관 회의를 소집하고 보안 장비 점검에 나섰습니다.
MBN뉴스 박상호입니다.
영상취재 : 안동균 기자
영상편집 : 이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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