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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 분위기 속 중국 내 낮은 최저임금,짧은 근로 연한 등 인력 내모는 노동시장 비판 여론도 커
25일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 등 중국 공산당 기관지와 관영매체들은 주한중국대사관을 인용,24일 오후 발생한 한국 리튬배터리공장 화재로 중국인 17명이 사망했다는 예비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중국인 사망자 수는 같은 날 오전 18명으로 늘었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는 현장 언론을 통해 "화재로 인해 막대한 인명피해와 재산피해가 발생했으며 특히 다수 중국 국민이 비극적으로 목숨을 잃었다"며 "중국 정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으며 대사관에 한국 관련당국과 협력해 구조와 피해조사 등 작업을 수행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베이징뉴스에 따르면 해당 공장의 한 근로자는 "100명이 넘는 직원 중 대부분이 중국 동북부 출신의 30~40세 조선족 여성"이라며 "유명을 달리한 피해자들의 대부분은 배터리 공장 2층에서 포장과 용접 작업 등에 종사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중국 언론은 특히 싱 대사가 김동연 경기지사에게 피해자 구출과 치료,사고처리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한 내용과 김 지사가 중국 측을 도와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사고 후 처리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합의한 내용을 중점 보도했다.한덕수 국무총리가 현장을 찾아 피해자 가족과 소통한 내용도 비중있게 전했다.
타국에서 들려온 비극적 소식에 중국의 온라인 여론은 들끓는다.중국 최대 온라인 플랫폼 바이두의 해당 콘텐츠에는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중국인들의 댓글 수천개가 달리며 사고에 대한 관심을 입증했다.
뜻밖에 비등하는 주제는 중국의 노동정책에 대한 비판이다.사고 당일인 전날 검색순위 상위를 차지했던 사고 관련 키워드들은 슬그머니 리스트에서 사라졌지만 '왜 제조업 1위인 중국 근로자들이 해외로 나가야 하느냐'거나,'한국에 일하러 가는 중국인들이 주로 IT업종으로 가는 이유' 등 콘텐츠에는 25일 오전 현재도 댓글이 수백~수천 개씩 달리고 있다.
한 네티즌은 수백개의 '좋아요'를 받은 글에서 "중국 공장에서 일하면 보통 시간당 10위안(약 1900원) 정도를 받는 데 비해 한국의 최저시급은 시간당 51.6위안(약 9800원)이다.왜 외국에서 일하고 싶어하는지 아직도 모르겠느냐"고 지적했다.다른 네티즌은 "왜 중국 젊은이들이 해외로 나가는지 모르겠다는 식의 질문은 기본적으로 어리석은 질문"이라고 꼬집었다.
중국의 올해 최저임금은 도시 규모별로 다른데 가장 규모가 크고 경제가 발전한 1급 도시에서 월 2490위안(약 47만4000원)이다.도심지는 사실상 선진국 수준인 중국의 물가를 감안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지난 3월 중국 공산품의 과도한 저가전략을 비판하면서 너무 낮은 중국의 임금을 문제삼았을 정도다.
중국의 짧은 근로연한에 대한 불만도 폭발하고 있다.또 다른 네티즌은 "선진국들은 임금이 높고 근로 인력이 적어 의지가 있다면 60~70대가 돼도 일할 수 있다"며 "올 4월에 방문했던 한국 거래처엔 70대 운전기사가 여전히 운전을 하고 있었는데,포커페이스반면 중국에선 젊은이들도 일자리를 구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은 "중국의 공장에선 35세 이상의 사람을 기본적으로 원하지 않으며,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지 못한 40~50대의 사람들은 어떻게 생계를 유지할 수 있겠느냐"며 "위험을 무릅쓰고 해외의 직장에 가는 것은 단순히 생존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온라인 여론이 중국 전반의 여론일 수는 없겠으나 최근 냉각된 한중관계로 인해 한국 관련 사건사고에 대체로 부정적인 중국인 만큼 자성의 목소리는 이채롭다.수출 중심 경제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낮은 수준의 임금을 유지하고 있는 중국이지만 디플레이션(물가하락을 동반한 장기 경기부진)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언제까지 임금인상 압력을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역시 많은 동의를 얻은 한 네티즌은 "외국 기업의 급여는 일반적으로 봐도 중국보다 2~3배 높으며,중국인 근로자들을 영입해가는 경우 숙식이 제공되는 경우가 많아 부지런히 돈을 모으면 몇 년 후 중국 지방도시에서 집을 살 수 있다"며 "나도 한국에 가고 싶지만,가고 싶다고 해서 쉽게 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