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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사업장 안전수준 높이기에 초점
산업안전보건법 개정도 추진
“사업장 맞춤형 안전교육 필요” 지적도


23명이 목숨을 잃은‘아리셀 공장 화재 사건’의 후속대책으로 정부가 모든 외국인 근로자에게 기초 안전보건교육을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용허가제(E-9·H-2 비자) 근로자 외에도 국내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한 번 이상 안전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화하겠다는 것이다.

아리셀 화재 사고 중앙사고수습본부장인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13일 중수본 3차 회의를 열고‘외국인 근로자 및 소규모 사업장 안전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에는 외국인 근로자 안전교육 강화,외국 슬랭사업장의 안전시설 재정 지원,위험성평가제 사후 관리 강화 등이 담겼다.외국인 근로자들이 주로 근무하고 사망 사고 등이 빈번한 소규모 사업장의 안전관리 수준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고용부는 설명했다.

정부는 우선 외국인 근로자들이 기본적인 안전보건교육을 받을 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다.현재 고용허가제를 통해 취업하는 E-9·H-2 비자 외국인들은 산업안전보건교육을 받도록 의무화돼 있다.그러나 아리셀 사고로 사망한 외국인은 대다수 재외동포(F-4) 비자였다.

고용부는 법무부에서 운영하는 사회통합프로그램에 기초 안전보건교육 과정을 신설하고,외국 슬랭재외동포청의‘국내동포 정착 지원 안내’에도 기초적인 안전정보 및 산재보상 안내 등을 수록하기로 했다.또 국내 모든 외국인 근로자들이 작업장 배치 전에 전문교육기관을 통한 기초 안전보건교육을 반드시 이수하도록 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작업도 추진할 방침이다.

외국어 안전 교육 전문강사 양성을 위해‘안전보건 통역사’자격 제도도 도입한다.장기근속 외국인 근로자를 사내 또는 지역의‘외국인 안전리더’로 지정해 다른 외국인 근로자에게 안전 교육이나 작업 노하우 등을 전수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고용부 관계자는 “문화 차이로 인해 외국인은 안전보호장구 착용 등 기초적인 안전보건 인식도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어떤 사업장에서 일하더라도 산재 보상,외국 슬랭안전표지,화재·폭발 재난 등에 대해서는 반드시 배울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을 만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산업안전 대진단을 통해 취약 사업장을 분류된 사업장을 대상으로 3개월 내 정부 안전보건관리체계 컨설팅을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아리셀은 정부 안전보건관리체계 컨설팅 첫 회의에서 사업주와 경영책임자가 참석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정부는 이런 문제를 고려해 정부 컨설팅 시 사업주·경영책임자 면담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아리셀은 위험성평가 우수사업장으로 선정돼 산재보험료를 감면받기도 했다.정부는 해당 사업을 내실화하기 위해 우수사업장 인정 기준을 상향하고,외국 슬랭3년 내 중대재해 발생 시 산재보험료 감면액 환수를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산재 사망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건설업의 안전 투자 규모도 늘린다.건설업 시공사가 발주처로부터 지급받는 산업안전보건관리비를 평균 19% 인상하고,스마트 안전장비 구입 시 사업장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 부담률을 현재 60%에서 매년 낮춰 2026년에는 완전히 폐지하기로 했다.또 개별 사업장이 화재 확산 방지 격벽을 설치하는 등 안전시설을 개선하면 최대 1억원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아리셀 화재 사고 30일째인 지난달 23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아리셀 교섭 회피 규탄 및 정부 대책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참사 희생자들의 영정을 들고 있다.연합뉴스
아리셀 화재 사고 30일째인 지난달 23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아리셀 교섭 회피 규탄 및 정부 대책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참사 희생자들의 영정을 들고 있다.연합뉴스

다만 제2의 아리셀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이론 교육보다는 사업장 환경에 맞는 맞춤형 안전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사업장별로 비상구 위치나 대피 방법이 다르고,외국 슬랭산재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소 또한 제각각이기 때문이다.아리셀의 경우 사망자 23명 중 20명이 인력파견업체 메이셀에 소속된 일용직 근로자였다.일용 근로자들은 산업안전보건법상 채용될 때마다 1시간의 안전교육을 받아야 하고,외국 슬랭지속적으로 같은 업무를 하더라도 일주일에 1시간은 안전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그러나 아리셀 사고 이후 메이셀 소속 근로자들은 안전교육이 없었고 대피로도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종식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직종·업종으로 나누어 안전교육을 실시할 수는 있겠지만 포괄적인 기초 안전교육만으로는 외국인 산재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박 연구위원은 “사업장마다 현장 맞춤형 교육이 이뤄져야 하고 위험요소를 발굴하는 위험성평가와 안전교육이 시너지를 내며 함께 작동해야 한다”며 “결국 현장을 변화시키기 위해선 사업주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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