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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급 전문위원 동의 없이 집행부 파견
사무국장 등‘위법하다’며 결제 거부
실무자 배제하고 의장이‘직권 통보’
전 의장 “불법·보복 인사 철회” 반발
경남 통영시의회가 후반기 시작부터 시끌하다.새 의장 선출 이후 단행한 사무국 직원 집행부 파견을 두고 위법성 논란이 불거졌다.당사자 동의 없는 교류 인사는 위법이라는 사무국 만류에도 인사권을 쥔 의장이 독단으로 강행한 것으로 드러났다.전반기 의회 인사권 독립을 둘러싼 갈등의 연장선에서 전임자 측근 찍어내기로 이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영시는 9일 4·5급 승진·전보 인사를 발표했다.여기에 시의회 전문위원(5급) 1명이 포함됐다.집행부 자원과 맞교환하는‘상호 파견’형태다.기간은 오는 15일부터 1년이다.10일로 예정된 6급 이하까지 포함하면 의회 직원 4명(5급 1명,070 지역번호6급 2명,070 지역번호7급 1명)이 집행부로 자리를 옮긴다.
시의회 사무국은 이번 인사를 앞두고 자체 수요 조사를 진행했다.전체 23명 중 6급과 7급 2명이 집행부 근무를 희망했다.그런데 의장은 5급과 6급 2명을 더해 총 4명 파견을 요구했다.이에 사무국은 나머지 2명에게 서면 동의서를 요청했지만 두 사람은 사무국에 남겠다고 했다.
지방공무원 임용령은 상호 파견은 반드시 당사자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다.이대로는‘불법 파견’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사무국은 의장에게‘불가’의견을 전달했지만,의장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결국 담당 팀장과 국장은 “위법한 명령에 따를 수 없다”며 집행부로 보낼 공문서 결재를 거부했다.사무국 관계자는 “본인 동의를 얻지 못한 파견은 위법하다는 판례도 있고 행정안전부 유권 해석도 같다”고 했다.
실제 대법원은 2021년 전남 구례군 소속 공무원이 본인 반대에도 전남도로 파견됐다며 군수를 상대로 제기한‘인사파견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그러자 배 의장은 중간 결제자를 배제하고 직권으로‘4명 인사 교류(파견)’를 집행부에 통보했다.앞서 파견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던 5급 직원은 경남도 소청 심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논란이 전반기 인사권 갈등의 연장선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2022년 1월 13일 시행된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에 따라 지방의회 의장은 의회 사무직원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통영시의회가 이를 근거로 4급과 5급 자체 승진 인사를 예고하자 통영시가 발끈했다.
양측 신경전이 의장과 시장 간 힘겨루기 양상으로 번지는 와중에 의장이 5급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이에 시장은‘인사교류 협약’파기로 맞받았다.이 협약은 직원 수가 적고 자체 예산이 없는 기초의회 인사권 독립을 위한 보완 장치다.집행부와 인사 교류,사무국 직원에 대한 보수 지급·교육 훈련,휴양시설·건강검진비 등 후생복지사업 지원 근거 등을 담았다.
조직구성이나 예산편성 권한이 없는 시의회가 홀로 사무국을 운영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선 넘은 보복 조치에 참다못한 야당 시의원이 나서 “몰상식과 갑질을 여실히 보여주는 행태”라며 여당 의장에게 힘을 실었다.제9대 통영시의회는 국민의힘 8명,더불어민주당 4명,무소속 1명 구성이다.
하지만 정작 나머지 여당 의원들은 “의장이 동료 의원들에게조차 알리지 않고 인사를 단행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며 의장 탓으로 돌렸다.그러면서 의장을 배제한 채 후반기 새 의장단이 구성되면 원상태로 되돌려 놓기로 시장과 협의를 마쳤다고 했다.이른바‘의장 패싱’이다.이를 주도한 게 현 의장이다.
김미옥 전 의장은‘보복성 인사’라며 반발했다.그는 “법령을 위반하면서까지 갑질을 일삼고 있다”며 “부당한 인사는 반드시 철회해야 한다”고 언성을 높였다.이에 대해 배도수 현 의장은 “자기 하고 싶은 것만 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며 “다른 영역을 경험하며 견문을 넓히면 전문위원으로 역량도 강화될 거라 판단했다”고 해명했다.위법 논란에 대해선 “일부는 당사자 동의를 얻지 못한 건 맞다”면서 “향후 문제가 된다면 그에 맞춰 조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