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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선부지로 대박…‘해운대 블루라인 파크’
‘2량 열차’타러 매년 수백만명 방문
느리게 달려 여유있게 해변 감상 가능
케이블카 비슷한‘스카이캡슐’도 인기
낙후지역에 활기·수익 창출‘일석이조’
“주민들 대만족… 마을에 길 연장 요청”
지난 26일 부산 해운대구의 옛 송정역.11년 전 동해남부선이 이전하면서 폐선된 이곳에 관광객이 북적이고 있었다.한국어를 비롯해 영어,건전 총중국어 등 사용하는 언어는 제각각이었지만 이곳에 모인 관광객 목적지는 모두 해운대 해변열차였다.2량짜리 열차를 타고 구덕포역을 지나 다릿돌전망대역에 내리자 이미 전 열차를 타고 내린 관광객 등이 긴 고리 형태의 전망대에서 바다 경치를 감상하고 있었다.열차 안팎에서 누군가 손을 흔들면 함께 손을 흔들어 화답하는 장면도 이곳 어디서든 쉽게 볼 수 있었다.
쓸모없어진 철도부지에서 탄생한 해운대 블루라인 파크가 매년 전 세계 관광객 수백만명이 찾는 부산의 대표 명소로 떠올랐다.이러한 폐선부지 사업은 낙후지역에 생기를 불어넣으며 수익까지 창출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
해운대 블루라인 파크는 폐선부지의 안전을 위해 운행 열차의 속도가 제한되며 오히려‘느린 여행’으로 각광받고 있다.
열차에 오르니 여느 열차와 달리 긴 의자가 모두 측면의 바다 방향으로 배치돼 있었다.시속 15㎞로 느리게 운행을 시작하자 승객들은 푸른 바다와 하늘을 바라보며‘바다멍’에 빠져들었다.
해운대 해변열차 일부인 미포∼청사포 구간에서 약 7m 위쪽에 나란히 운행되는 4인승의 스카이캡슐은 해운대 블루라인 파크의 또 다른 명소다.케이블카와 비슷한 높이와 형태이지만 선로 위에서 자동운행하는 세계 최초의 탑승기구다.일부 시간대에는 티켓 예약이 시작되자마자 매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해운대 해변열차가 지나는 미포에서 송정까지 4.8㎞ 구간은 바다와 숲,논밭 등 날것 그대로의 다양한 자연경관을 즐길 수 있는 점이 매력으로 꼽힌다.부산의 관광명소를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교통수단 역할도 한다.총 7개의 정거장에는 각각 다른 볼거리가 있어 어느 정거장에서 출발하고 도착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코스를 짤 수 있다.
해운대 해변열차와 스카이캡슐을 운영하는 해운대블루라인의 최광호 운영사업부장은 “외국인 방문객 비율이 41%인데 대만,건전 총태국,브라질 등 국적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며 “몇 세대에 거쳐 재투자하며 진화해온 홍콩의 피크트램,샌프란시스코 노면 케이블카처럼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휴 철도부지로 가치 창출
해운대 블루라인 파크는 국가철도공단의 대표적인 철도 자산 활용 사업이다.동해남부선 복선전철화 사업에 따라 우회노선이 신설되며 폐선된 구간의 선형 철도부지를 점용허가 방식으로 개발하고 관광편의시설을 조성했다.특히 철도 유휴부지 슬럼화를 막고 낙후지역을 활성화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해운대 블루라인 파크가 처음부터 환영받는 시설은 아니었다.자연환경 파괴에 대한 우려가 빗발쳤고,모든 시민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자연친화적 산책로 조성 등의 요구가 거셌다.
한국철도공단은 시민토론회 등을 통해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모으며 이견을 좁혀 나갔다.2015년 사업주관자 공모를 통해 사업자를 선정하고 2016년 출자회사(해운대블루라인)를 설립해 2020년 10월 개장에 이르렀다.
해운대블루라인 관계자는 “상업시설을 줄이고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는 등의 의견이 다수 반영됐다”며 “현재는 주민들이 해운대 블루라인 파크와 마을이 연결되는 길을 더 내 달라고 할 정도로 만족해한다”고 말했다.
방문객의 호평에 힘입어 해운대 해변열차는 2022년 한국관광공사의‘한국 관광의 별’로 선정됐다.앞서 2021년에는 이탈리아 도시 브랜드 어워드 빛의 풍경 부문에서‘관광경관상’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운대 블루라인 파크의 매출액이 증가하면서 국가철도공단은 개장 이후부터 2023년까지 약 59억원의 점용료 수익을 창출했다.이는 국가철도공단 재정 건전성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철도사업법 시행령이 개정되며 점용허가 기간이 최대 30년에서 50년으로 확대되며 철도자산의 투자가치가 향상되고 민간투자도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성해 국가철도공단 이사장은 “유휴 철도부지를 개발해 창출한 부가가치를 철도시설에 재투자하고,국민께 보다 더 편리한 철도서비스를 제공하는 선순환 구조를 지속하도록 노력하겠다”며 “개발사업 추진 시 지역적 특색을 반영해 국민이 원하는 공간을 국민의 품에 돌려드릴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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