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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근 메모 속 용산서장·방송사 관련 음모론,<이봉규TV> <가세연> 등에 그대로 등장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 조작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김진표 전 국회의장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증언이 연속 공개된 가운데,이들이 증언한 윤 대통령의 발언과 유사한 내용이 극우 유튜버들의 영상에 담겨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임재 당시 용산경찰서장에 대해 '경찰 안에서 대표적으로 무능한 사람인데 어떻게 용산서에 오게 됐는지 모르겠다'든지 'MBC와 KBS,JTBC 등 좌파언론들이 사고 2~3일 전부터 사람이 몰리도록 유도한 방송을 내보낸 의혹'을 언급한 부분은 거의 일치했다.
김진표가 언급한 윤 대통령 발언,<이봉규TV>·<신의한수>와 유사
앞서 김 전 의장은 지난달 27일 공개한 회고록에서 2022년 12월 5일,윤 대통령과 독대했을 당시 "윤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에 관해 강하게 의심이 가는 것이 있다','이 사고가 특정 세력에 의해 유도되고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면서 "극우 유튜버의 방송에서 나오고 있는 음모론적인 말이 대통령의 입에서 술술 나온다는 것을 믿기가 힘들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극우 유튜버 방송을 애청한다는 의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꾸준히 제기됐다.<이봉규TV>의 운영자 이봉규씨는 대선 시절인 2021년 12월 유튜브 채널 <매불쇼>에 출연해 "(윤석열 후보가) 자면서도 내 방송을 본다"고 주장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이 말했다는 '이태원 참사 조작 가능성'은 참사 직후 복수의 극우 유튜버들 사이에서 언급됐다.
<이봉규TV>는 "(이임재) 용산경찰서장은 문재인(전 대통령)이 알 박기 해둔 사람"(2022년 11월 2일),야구 파울 몇번"압사 사고 인원수가 맞지 않는다.각시탈을 쓴 사람들이 아보카도 오일을 (이태원 골목에) 뿌렸다는 의혹이 나온다"(2022년 11월 7일),야구 파울 몇번"촛불 세력 합류 시간과 대형 참사 시간이 맞물린다"(2022년 11월 8일)는 주장의 영상을 제작한 바 있다.
구독자 수가 약 150만 명에 달하는 <신의한수>도 참사 직후 "민주노총이 그날 (이태원에서 열린 핼러윈) 행사에 왔고,촛불 참여자가 이태원에 왔고,그래서 사람들이 엄청 몰리는 바람에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2022년 11월 4일)고 주장했다.
박홍근이 언급한 방송사 관련 음모론,<가세연>과 유사
김 전 의장의 회고록 내용이 알려진 직후 박홍근 민주당 의원도 이를 뒷받침하는 증언을 내놓았다.
박 의원은 지난달 28일부터 자신의 페이스북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2022년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낼 당시의 메모를 공개했다.김 전 의장과의 통화로 알게 된 윤 대통령의 발언을 메모해 놓은 내용이다.그의 메모에는 윤 대통령이 "MBC와 KBS,JTBC 등 좌파 언론들이 사고 2~3일 전부터 사람이 몰리도록 유도한 방송을 내보낸 이유도 의혹"이라고 말한 것이 담겨 있었다.
또 박 의원은 "(윤 대통령이 이임재 당시 용산경찰서장은) 경찰 안에서 대표적으로 무능한 사람이고,전남 구례경찰서장에 있던 사람이 어떻게 서울의 용산서장으로 올 수 있냐,거기에는 뒷배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구독자 수가 약 83만 명에 달하는 <가로세로연구소>(아래 '가세연')에는 해당 내용과 비슷한 내용이 나온다.
참사 직후 곽성문 전 한나라당 의원은 이 채널에 출연해 "(핼러윈 전날인) 28일 금요일 저녁부터 MBC라든가 KBS라든가 JTBC라든가 거의 모든 지상파 방송과 종편들이 사고가 난 입구에서 '내일 (코로나 이후) 마스크가 없는 핼러윈 축제다.이태원으로 오라'는 식의 보도를 했다"(2022년 11월 1일),"이임재 용산경찰서장은 구례경찰서장에서 서울의 핵심인 용산경찰서장이 됐다.상당한 어떤 뒷배가 있는 것"(2022년 11월 4일)이라고 주장했다.
보수 인사들도 "유튜브 그만 보라".대통령실 "필요 이상 의존 안 해"
논란이 이어지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누군가는 대통령이 그랬을 리가 없다고 하지만,저는 그랬을 분이라고 생각하기에 단언한다"며 "이태원 참사 소식을 접하고 좌익 세력의 공작을 의심해서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대통령이 있다면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김웅 전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 날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그분(김 전 의장)이 없는 말을 할 그럴 분도 아니고,실제로 걱정이 많이 돼 독대한 내용까지 공개한 것 아닌가 싶다"며 "진짜 대통령에게 유튜브 좀 그만 보시라고 정말 말씀드리고 싶다.계속 이렇게 가면 정말 우리 모두 다 죽는다"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김 전 의장의 회고록 내용이 알려진 당일 입장을 내고 "국회의장을 지내신 분이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해 나누었던 이야기를 멋대로 왜곡해서 세상에 알리는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비난했다.이어 "대통령은 당시 관계기관 회의가 열릴 때마다 언론에서 제기된 (이태원 참사 관련) 다양한 의혹을 전부 조사하라고 지시했다.최근에는 이태원 특별법을 과감하게 수용했다"고 반박했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역시 지난 1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윤 대통령에게 극우 성향의 유튜브 시청을 줄이도록 건의할 생각이 없느냐'는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윤 대통령은 현재 필요 이상으로 유튜브에 의존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