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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회장은 12일 오전 긴급 임원 회의를 열고 "우리금융에 변함없는 신뢰를 가지고 계신 고객에게 절박한 심정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이날 회의에는 조병규 우리은행장을 비롯해 지주사와 은행 임원 모두가 참석했다.
임 회장은 회의에서 "부당한 지시·잘못된 업무처리 관행·기회주의적인 일부 직원들의 처신·여전히 허점이 있는 내부통제시스템 등이 이번 사건의 원인"이라며 "전적으로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을 이끌고 있는 저를 포함한 경영진의 피할 수 없는 책임"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연하게 여겨 왔던 기업문화·업무처리 관행·상하간의 관계·내부통제 체계 등을 하나부터 열까지 되짚어보고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철저하게 바꾸어나가는 '환골탈태'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임 회장에 이어 조 행장은 "은행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과거에는 엄중하게 인식하고 조치를 취해야 할 부분은 반드시 명확하게 규명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특히 "규정과 원칙을 준수하지 않는 임직원에 무관용 원칙에 기반한 '원 스트라이크 아웃(One Strike Out)' 제도를 통해 정도경영을 확고하게 다져 나가겠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이 긴급 회의를 열고 사과까지 나선 건 잇따른 금융사고 때문이다.특히 전임 회장이긴 하나 최고경영진의 친인척에게 수백억원의 부당대출이 나가면서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의 신뢰가 바닥까지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은행은 2020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손 전 회장의 친인척에게 총 616억원의 대출을 내줬다.이중 350억원이 대출 심사 등 적절한 절차를 따르지 않고 부적절하게 취급됐다.특히 지난 8일 기준으로 198억원이 연체·부실 대출로 집계됐고 우리은행은 최대 158억원의 손실을 예상했다.
내부통제에 완전히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지난달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내부통제를 강조한 임 회장의 '무신불립(無信不立·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과 조 행장의 '매사진선(每事盡善·모든 일에 최선을 다한다)'은 '공염불'이 됐다.
우리투자증권 출범 등 비은행으로 확장을 꾀하는 우리금융의 밸류업 계획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금융권에선 외형 확장보다 금융업의 본질인 '신뢰' 회복을 우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고가 반복되면 밸류업 기대보다 시장 실망이 더 커질 수 있다"며 "내부통제의 허점을 보여준 이번 사건은 은행 의존도가 높은 우리금융에는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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