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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주] [앵커]

앞서 영상에서 보셨듯이 KBS는 최근 제주시 관덕정 내부에 있던 목벽화 원본의 행방을 찾아 나선 뉴스를 집중 보도해 드렸죠.

오늘은 취재기자와 함께 더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강인희 기자,아이젠베르그 그릴오늘 다시 지역 일간지에 KBS가 보도한 제주돌문화공원에 보관된 목벽화가 원본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는 기사가 실렸죠.

이 부분은 잠시 뒤에 짚어 보고요.

우선,왜 갑자기 관덕정 복원 전 목벽화 원본을 찾아 나선 건지부터 들어 볼까요?

[기자]

네,관덕정은 우리나라의 보물이죠.

조선 세종 30년 병사들의 훈련과 무예수련장으로 창건됐습니다.

특히,관덕정은 과거부터 항상 그 자리에서 제주도민과 희노애락을 함께 해온만큼 그 의미가 남다르죠.

그런데 지난달 중순입니다.

도내 한 일간지에 2006년 관덕정 복원 당시 내부에 있던 색바랜 목벽화를 떼어낸 것인지,그렇다면 어디에 있는지 원본의 행방이 오리무중이란 기사가 실렸습니다.

관덕정의 가치로 볼때 관리와 보전 차원에서라도 어떻게 된 것인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보고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앵커]

다시,돌아가서 오늘 일간지 내용을 확인해보죠.

결과적으로 KBS 취재로 2006년 관덕정 복원 과정에서 떼어낸 목벽화가 돌문화공원 수장고에 보관돼 있었다는 게 확인이됐죠.

그런데 일간지에선 다시 해당 목벽화는 1995년 제작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했어요?

[기자]

우선 저희 KBS 취재진이 담당 부서인 제주세계유산본부와 제주돌문화공원,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의 각종 기록을 교차 확인한 결과 현재,돌문화공원 수장고에 있는 단청만 남은 목벽화는,2006년 마지막 복원 당시 떼어낸 목벽화가 맞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해당 일간지 내용을 하나씩 볼까요.

"돌문화공원에 보관된 목벽화는 1995년에 제작된 목벽화일 가능성이 높다"라고 돼 있는데요.

담당 부서인 제주세계자연유산본부에 재차 확인해봤습니다.

해당 부서에선 "관덕정 중수 기록을 보면 1995년에는 복원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고,문화재 관리를 위해 '실측조사'만 진행됐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취재진이 돌문화공원을 방문해 취재할 당시에도 해당 목벽화는 1995년이 아닌,2006년 마지막 복원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며 제주시에서 보관을 위탁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민속자연사박물관 측 역시 국가 사업으로 1994년 목벽화 모사본 제작이 이뤄지긴 했지만,현재 박물관 수장고에 보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시 말해 돌문화공원에 보관된 단청만 남은 목부재는 1995년 제작된 게 아니라는 해석입니다.

[앵커]

여기에 하나 더 확인이 필요한 게 KBS는 해당 목벽화가 수리보고서 사진 속 목벽화 원본이라고 한 것과 달리,아이젠베르그 그릴해당 일간지에선 여전히 원본은 오리무중 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기자]

네,당초 첫 일간지의 기사에서 2006년 복원 당시 기존 목벽화를 떼어냈는지,아이젠베르그 그릴위로 다시 덧칠해 복원한 것인지도 알 수 없다고 했는데요.

지금은 국가유산청인데요.

18년 전 당시 문화재청 담당자를 수소문한 결과 "당시 복원하며 색 바랜 목벽화는 떼어내 제주시로 이관했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 답변을 듣는 데만 일주일이 걸렸는데요.

정리하면,2006년 관덕정을 복원하며 기존 목벽화는 떼어낸 게 확인이 된셈이죠.

그렇다면 관건은 이 떼어낸 색바랜 목벽화가 언제 제작된 것이냐인데요.

유산본부 측은 기록으로 볼때 마직막 관덕정 복원이 2006년,그 직전이 1960년대,그 전이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인이 수리했는데,당시 기록은 전혀 없어 목벽화를 떼어냈는지조차도 알 수 없다고 합니다.

사실상,조선시대 관덕정 창건 당시 있었던 목벽화인지까지는 알 길이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어쨌든 KBS 취재진이 2006년 복원과정에 떼어 냈는지조차 몰랐던 수리보고서 속 목벽화를 찾아낸 건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겠네요.

제주도가 해당 목벽화의 연대 등을 실태 조사한다고 하죠?

[기자]

네,맞습니다.

어쨌든 도내 일간지의 문제 제기로 시작된 KBS의 취재로 복원 전 목벽화의 행방은 찾게 됐는데요.

이를 계기로 다음 달 중순쯤 관덕정 목벽화 원본에 대한 첫 실태조사가 시작됩니다.

제주도세계유산본부는 최근 국가유산청 산하 전통건축수리기술진흥재단에 이번에 발견된 관덕정 목벽화에 대한 조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는데요.

목벽화의 연대 측정과 상태 점검,보존 처리 방안,전시 여부 등 활용 계획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가 이뤄질 예정입니다.

진행 과정과 결과도 뉴스를 통해 전해드리겠습니다.

[앵커]

보물 관덕정에 사실 저도 벽화가 있는 줄 이번 뉴스 통해 알았는데요.

8개가 있다고요?

[기자]

네,저도 이번 취재를 통해 벽화의 세세한 내용을 배우는 계기가 됐는데요.

이 뉴스 보신 뒤 실제로 오가다 관덕정에 들러 보시면 새롭게 느껴지실 겁니다.

우선 벽화의 위치부터 함께 보실까요.

모두 8점입니다.

관덕정의 남북방향 대들보 아래 목부재 양면에 그려졌습니다.

목벽화 개수만 보면 총 4개로,어,8개가 아닌데?라고 하실 수 있는데요.

적벽대첩도와 십장생도,수렵도가 각각 2개의 그림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여기에 상산사호와 취과양주귤만거를 합치면 8개가 됩니다.

[앵커]

그런데,관아 건물에 이렇게 해당 지역의 특징을 고려한 듯한 그림들이 그려지는 경우가 보기 드물다고요?

[기자]

네,그림을 하나씩 살펴 볼까요.

우선 관덕정 입구에서 한라산 방향 남쪽에 있는 적벽대첩도입니다.

삼국지연의의 대표 전투인 적벽대전을 묘사한 그림이라고 합니다.

바다에 불길과 함께 전투장면이 생생한데요.

누가 그렸는지 모르지만,전문가들 사이에선 제주의 바다를 지키자는 뜻이 담겼을 거란 해석입니다.

뒤편에는 술을 마시고 가마를 타고 가는 당나라의 인기 시인 두보의 이야기도 벽화로 표현됐습니다.

여인들이 애정을 표현하기 위해 던지는 것,바로 노란 귤인데요.

보기 드물게 귤을 소재로 한 중국의 옛 이야기를 찾아 그린 것은,제주지역 특색을 살리려고 한 취지가 엿보인다는 분석입니다.

이 밖에도 진시황 때 난리를 피해 태평한 나날을 보냈다는 4명의 노인 이야기와 십장생도,수렵도까지 생생히 그림으로 재탄생됐습니다.

이에 대해 이재호 국립제주박물관 학예연구사는 "누가 그렸는지 알 수 없지만 그림의 양식은 조선 말기로 추정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조선 시대 관아 건물의 옛 부재도 상당히 귀하고,관아 건물에 직접 주제를 가지고 그림을 그린 단청 벽화는 우리나라에 거의 남아 있지 않아 가치가 특별하다" 본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18년 전 행방조차 찾기 어려웠던 이번 관덕정 목벽화가 주는 메시지가 클 것 같은데요?

[기자]

우선 가장 큰 과제는 '기록보전'의 중요성입니다.

불과 18년 전 복원 당시 기록조차 제주도내에서는 찾기가 어려웠다는 건 제주도 문화 보전 정책의 현주소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죠.

관덕정 목벽화 등 복원과정에서 나온 목부재 상당수와 모사본이 따로 보관돼 있어 한곳에 모아 관리하는 등 앞으로가 더 중요해졌습니다.

그런데 유물 보존의 기본인 한곳에 모아 보관하는 것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도내 주요 공공박물관 9곳 수장고를 보니 이미 포화됐습니다.

기증이 잇따라도 다 받기도 쉽지 않고 받더라도 제대로 된 관리도 어려운 상황인데요.

역사와 문화 보전 정책이 그 지역의 수준을 알려주잖아요.

별도의 박물관 공공수장고 조성이 제주의 시급한 과제로 꼽힙니다.

제주도가 우주산업,도심항공 등 미래산업을 강조하며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잖아요.

당장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제주의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는 문화유산과 유물을 미래 세대에 온전히 전승하는 것 역시 가치가 높다는 인식개선이 절실해졌습니다.

[앵커]

네,이번 취재로 제주 유산의 가치를 생각해보는 또 우리의 인식의 수준을 생각해보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강인희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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