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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EP INSIGHT
글로벌 AI 규제 본격화…실리콘 밸리 총성 없는 혈투
로비전쟁에 돈 싸들고 참전
AI 다루는 美로비스트 2배 급증
관련 기업·기관도 1년새 3배로
작년에만 1조4000억 지출
EU,AI 규제법 최초 승인에
佛·獨기업은 브뤼셀에 사무소
규제 최소화 물밑작업
정책 방향 결정되는 골든타임
기술력보다 규제 뚫는게 중요
AI 빅테크들 주요 서비스 연기
메타,1분기만 100억 넘게 쓰고
오픈AI,월드컵 9월로비팀 50명으로 증원#.유럽연합(EU)의 인공지능(AI) 규제법 논의가 한창이던 2022년 6월.오픈AI 임직원 3명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집행위원회 관계자들을 비밀리에 만났다.범용 AI 시스템이 고위험 AI로 분류돼 강력 규제 대상에 오르는 게 우려된다는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서였다.지난 5월 최종 승인된 EU의 AI법에서 범용 AI는 고위험 AI와 다른 기술로 분류됐다.
#.페이스북 운영사 메타는 작년 한 해에만 미국의 로비 전문 회사 5곳에 AI 로비를 의뢰했다.지난해 10월 바이든 정부가 AI 행정명령을 발표할 무렵이다.메타는 지난해 하반기에만 1700만달러(약 235억원)가 넘는 돈을 미국 워싱턴 로비 활동에 지출했다.
2023년 한 해 동안 AI 로비를 진행한 기업·기관들이 미국 연방정부에 쓴 금액은 9억5700만달러(약 1조4250억원)였다.미국에서 활동하는 AI 로비스트는 2022년 1552명에서 지난해 3410명으로 늘었다.닐 칠슨 어번스인스티튜트 정책이사는 “실리콘밸리는 원래 워싱턴과 소통하는 데 큰 관심이 없었지만,월드컵 9월지금은 달라졌다”며 “새로운 문화(로비)가 실리콘밸리에서 시작되고 있다”고 했다.
AI 규제의 선봉에 서 있는 유럽에도 기업들이 몰려가고 있다.EU 본부가 있는 브뤼셀이 유럽 내‘테크 로비’의 핵심이다.지난해 EU 집행위 고위 관계자의 78%가 기업들과 AI 관련 미팅을 했다.프랑스 미스트랄AI는 브뤼셀에 로비 사무소를 열었고,독일 알레프알파는 지난해 하반기에만 독일 정부 회의에서 12번 의견을 냈다.
기업들이 AI 로비에 공을 들이는 것은 AI 규제가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어서다.2021년 AI법 초안을 내놓은 EU는 지난 5월 세계 최초로 법을 승인했다.AI 활용 위험도를 크게 네 단계로 구분해 차등 규제하는 게 핵심이다.고위험 AI를 서비스하다가 중대한 법 위반을 하면 매출의 최대 7%까지 벌금을 매긴다.
미국에서도 지난해 10월 정부의 AI 행정명령 발동 전후로 로비가 급증했다.행정명령은 AI 개발사가 안전시험 결과를 정부에 제출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기업들의 공식 입장은 AI 기술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적절한 법적 규제와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하지만 물밑에선 규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치열한 로비전을 펼치고 있다.미국의 정책 분석가인 대니얼 루퍼는 타임지 인터뷰에서 “기업들은 겉으로는‘규제해달라’고 하지만 실제론 반발한다”며 “이들 주장의 핵심은‘자율 규제를 할 테니 믿어달라’는 것”이라고 했다.
각국 정부의 고민도 커졌다.초거대 AI 기업들이 기술을 독점하면 안보 영역에서 정부를 위협할 수 있어서다.뉴욕타임스(NYT)는 “EU는 물론 미국 정부까지 자국 빅테크 대상으로 대대적인 반독점 조사를 하는 것은 거대 기술 기업의 권력을 억제하기 위해서”라고 분석했다.
앞으론 AI산업 자체가 글로벌 규제의 폭과 속도에 맞춰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지금까지 기업들이 AI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쏟으며 기술력 경쟁을 했다면 앞으론 정책 관리에 더 신경을 쓰는 보수적인 방향으로 전환할 것이란 얘기다.
일각에선 AI 윤리와 건강한 기술 경쟁을 강조해온 신규 AI 기업들이 대관 업무에만 힘을 쏟는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오픈AI와 법률 분야 협업을 했던 한 관계자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예전에 진짜 AI 정책 전문가들을 끌어모았던 오픈AI가 지금은 평범한 기술 로비스트만 고용하고 있다”며 “이전 빅테크들이 10년 넘게 해온 것과 똑같은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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