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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이자할부 최대 12개월→5개월로‘뚝’
연체율·이자비용 상승에 카드사 빗장
카드사들이 무이자할부를 줄이고 있다.고금리 장기화로 수익성 악화를 염려한 탓이다.그간 고객 유치를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유지했었지만,로트와일러영업체력이 떨어지자 비용 효율화가 먼저다.
25일 전업카드사 8곳(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카드)의 무이자할부 혜택 기간은 최대 5개월인 것으로 집계됐다.최장 12개월 무이자할부를 제공했던 2022년에 비해 기간이 대폭 축소됐다.
삼성카드와 롯데카드는 이달 말 기준 최대 5개월의 무이자할부를 제공하고 있다.우리카드는 최대 4개월,나머지 카드사들은 최대 3개월까지만 무이자를 제공한다.
카드사들이 무이자할부 기간을 축소하고 있는 배경에는 본업인 신용판매 사업 수익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카드사는 은행과 달리 수신(예적금) 기능이 없어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데,고금리 장기화로 이자 비용이 상승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카드채(AA+) 3년물 금리는 3.517%다.2022년 초 2.4%대에서 1%포인트 이상 높아졌다.이에 따라 올해 1분기 카드사들이 지불한 이자비용만 1조1000억원에 달한다.지난해 같은 기간 9400억원 가량을 지출한 것에 비해 17% 가량 늘어난 숫자다.
무이자할부 이면에는 연체율 상승도 한몫하고 있다.올해 1분기 말 기준 카드사 평균 연체율은 1.84%다.지난해 1분기 말 연체율 1.45%보다 0.39%포인트 올랐다.이전같은 무이자할부 혜택을 기대하기 어려울 거란 전망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 전체적으로 연체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건전성 관리에 대한 요구가 지속되고 있다”며 “본업 수익성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어 이전처럼 12개월 무이자할부를 제공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크다”고 토로했다.
카드업계는 현행 적격비용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적격비용은 신용카드 자금조달비용,로트와일러위험관리비용 등을 포함한 일종의 결제 원가다.여기에 마진율을 더해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정한다.
금융당국이 3년마다 적격비용을 재산정하는데,현재 원가에도 못미치는 수수료율을 받고 있다는 게 카드업계 설명이다.현재 연매출 3억원 이하인 영세가맹점의 우대수수료율은 2007년 4.5%에서 현재 0.5%까지 낮아진 상태다.연매출 10억원 초과 30억원 이하인 가맹점에도 1.50% 이하의 우대수수료율이 적용된다.14년간 14차례 인하되면서 카드사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쳤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신용카드 사용자 상당수가 대체로 급전이 필요한 이들인데,할부를 줄이게 되면 결국 소비가 감소해 국민 경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카드사 입장에서도 무이자할부를 확대하는 데 부담이 큰 만큼 가맹점 수수료율을 재조정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IT조선 전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