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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대만 맞서‘주도권 경쟁’
삼성전기 베트남 생산공장 가동
업계 “사실상 고객 확보 마친듯”
LG이노텍,밀란 대 라치오1조4000억원 투입
글로벌 빅테크 대상 프로모션도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등 국내 업체들이 미래 먹거리로 불리는‘인공지능(AI) 반도체 기판’(사진) 시장 선점 경쟁에 뛰어들었다.1조 원 이상 집중 투자와 기술개발에 나서면서 현재 해당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일본,대만과의 주도권 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제품 양산을 본격 시작했다.FC-BGA는 반도체 칩과 메인기판을 플립칩 범프로 연결하는 고집적 패키지 기판으로,밀란 대 라치오정보 처리 속도가 빨라 주로 고성능컴퓨팅(HPC)용 반도체에 적용된다.AI가 탑재된 노트북·태블릿·스마트폰 등에 활용될 전망이다.
삼성전기는 베트남 생산 공장에서 시생산을 통해 초기 목표 수율을 확보,밀란 대 라치오본격 제품 양산에 들어갔다.삼성전기는 2021년부터 베트남 생산 공장에 1조 원 이상을 투입한 바 있다.삼성전기는 공장 가동률을 점진적으로 높여 나갈 계획인데,밀란 대 라치오사실상 고객 확보가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지난 3월 “AI용 FC-BGA를 올 하반기에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며 여러 고객과도 협의 중”이라면서 “응용처와 고객사 다변화를 통해 AI 관련 매출을 매년 2배 이상 늘리겠다”고 말했다.
LG이노텍도 지난 2월 경북 구미 공장에서 FC-BGA 양산을 시작했다.LG이노텍은 2022년 FC-BGA 사업에 들어가,LG전자로부터 경북 구미 공장을 인수하는 등 현재까지 1조4000억 원을 투입했다.LG이노텍은 양산과 함께 고객사 확보를 위해 글로벌 빅테크 대상으로 프로모션에 나선 상태다.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FC-BGA와 관련해 “의미 있는 숫자로는 빠르면 올해 8월,늦어도 10월 정도면 매출이 올라올 것”이라고 했다.
빅데이터·머신러닝 등 AI 시장이 커지면서 FC-BGA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후지카메라종합연구소에 따르면 글로벌 FC-BGA 시장 규모는 2022년 80억 달러(약 11조1200억 원)에서 2030년 164억 달러(22조7960억 원)로 두 배 넘게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다만 현재 FC-BGA 시장은 일본 이비덴과 신코덴키,대만 유니마이크론이 주도하고 있다.2022년 매출 기준으로 일본과 대만 기업들의 점유율이 69%였으며,한국 기업은 10% 수준이었다.
이용권 기자
용어설명
◇FC-BGA =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전기 신호가 많은 고성능 반도체 칩을 메인보드 기판과 연결해주는 반도체용 기판.칩과 기판 사이의 거리를 줄여 속도는 빠르고 손실은 적으며,다른 기판들보다 층을 높게 쌓을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인공지능(AI) 반도체용으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