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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관리시스템(BMS)이 화재 예방
이번 화재 차량에선 제 기능 못했을 가능성 나와
향후 책임 공방에서 결과 엇갈릴 수도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한 자동차 기업은 국내 완성차업체 3곳과 수입차업체 8곳이다.배터리 정보가 공개된 차종 중 3분의 1가량이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완성차 업계가 자발적으로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하고 나선 것은 화재가 발생한 차량의 배터리가 중국산 제품으로 알려지며 불거진 소비자들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서다.
정부도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방안을 내놨다.국무조정실은 전날 전기차 안전관리 강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열었다.정부는 회의를 통해 국내에서 시판하는 모든 전기차의 배터리 정보를 각 제작사가 자발적으로 공개하도록 권고하는 방안을 내놨다.
정부와 완성차 업계가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우려를 해소하는 가운데,스마트솔리티일각에선 BMS의 오류로 인한 화재 가능성에 보다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완성차 업체가 BMS를 제대로 설계하지 못한 것이 큰 문제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화재 원인이 배터리냐,BMS냐에서 책임 소재가 완성차냐 배터리 제조사냐로 갈릴 수 있기 때문에 BMS 오류에 대한 조사와 관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BMS는 배터리팩 안에 탑재돼 고전압 배터리의 전압·저항·내부온도를 기록하고,이상 여부를 감지하는 역할을 한다.셀에 이상이 생긴 부분에 대한 코드를 차량 메모리 장치에 입력하고 경고 알림을 띄우기도 한다.
전기차 동력을 끊거나 이어주는 스위치 역할을 하는 EV 릴레이에도 관여한다.BMS가 과충전이라고 판단하고 차량제어장치(VCU)에 신호를 보내면 VCU가 릴레이를 차단하는 식이다.
BMS는 배터리 업체가 제작하는 경우도 있지만,완성차 업체나 배터리·완성차 합작사가 만들어 최종 조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배터리와 차량에 관한 자세한 정보가 기록으로 남는 만큼 완성차 업체가 직접 BMS를 제작하는 경우가 많다.벤츠 역시 자회사를 통해 직접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다만 벤츠는 이번 화재 차량에 탑재한 BMS 제작에 대해 "벤츠가 (제작을)관리하는 것은 맞지만,내부적으로 정확하게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벤츠는 국외에서 BMS 관련 리콜을 진행한 바 있다.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 5월~7월 사이 미국,호주 등에서 이번 화재 차량이었던 EQE와 EQS 모델의 리콜이 있었다.당시 리콜은 BMS 소프트웨어 문제가 명목이었다.지난해 5월에도 EQE,스마트솔리티EQS 차량의 BMS와 관련 리콜 발표가 있었다.이후 같은 해 6월 미국 플로리다에서 EQE 350+에 화재가 발생한 바 있다.이번 청라 아파트 화재와 비슷하게 주차된 차량에 22시간 후 불이 붙었다.
당시 미국에서는 벤츠 2023년식 EQE 350뿐만 아니라 2022-2023년식 EQS,2023년식 S클래스 하이브리드,2023년식 EQS SUV 등을 리콜했다.
다만 벤츠 코리아는 국내에선 관련 리콜을 진행하지 않았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자동차학과 교수는 "자동차 사고가 발생하면 완성차 쪽이 우선 책임을 지고 향후 구상권 청구 등 법적 책임 공방으로 이어진다"면서 "이번 벤츠 화재도 그런 수순을 밟을 텐데,구체적인 화재 원인에 따라 책임이 달라지기 때문에 BMS의 오류에 대해서도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문 교수는 "과거 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코나 차량 사태와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