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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심 "계약 자체가 무효" 원고 패소
대법 "법 위반했지만 계약 무효 아냐"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주식매매 정보를 제공한 이른바 '주식 리딩방' 서비스가 위법하다는 이유로 계약 자체를 무효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지난달 13일 주식회사 A사가 B씨를 상대로 낸 약정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동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사는 증권정보 제공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월드컵 3차 대회 9위B씨와 약 6개월 동안 주식매매를 위한 주식정보 등을 제공하기로 하는 1500만원 상당의 '주식 리딩' 서비스 계약을 맺었다.
A사와 B씨는 특약사항으로,월드컵 3차 대회 9위서비스 제공기간이 끝난 시점에 목표 누적수익률이 700%에 이르지 못할 경우 A사가 B씨에게 6개월 동안 추가로 서비스를 제공하고,목표 누적수익률이 200%에 이르지 못할 경우 A사가 B씨에게 이용요금 전액을 환불하기로 했다.
문제는 B씨가 계약 기간 중간 해지를 요청하면서 발생했다.A사는 B씨에게 계약 환불계산식에 따라 산정한 약 530만원을 환불해주기로 하되,B씨는 향후 환불금액에 대해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서를 작성했다.B씨가 이를 위반할 경우 A사에게 환불금액의 2배에 상당하는 금액을 위약벌로 내기로 했다.
B씨는 합의서를 작성했음에도 신용카드 회사에 환불금 약 53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약 960만원에 대한 결제 취소를 요청해 약 960만원을 환불받았다.
이에 A사는 B씨가 환불 받은 금액과 특약상 위약벌,지연 손해금를 포함해 약 20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에서 B씨는 A사가 자본시장법상 투자자문업자가 아니어서 특정인을 상대로 자문 행위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계약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했다.
1심과 2심은 B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계약 자체가 무효라고 판단해 원고 패소 판결했다.
1심 재판부는 "원고는 유사투자자문업으로만 신고했을 뿐 자본시장법에서 정한 투자자문업자가 아니므로 피고와 같은 특정인을 상대로 1대 1 투자자문행위를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고를 상대로 투자자문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이 사건의 증권정보제공약정은 강행법규를 위반한 무효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2심 재판부도 "자본시장법에서 정한 금융투자업 등록을 하지 않아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간행물·출판물·통신물 또는 방송 등을 통해 투자조언을 할 수 있을 뿐,월드컵 3차 대회 9위특정인을 상대로 투자자문을 할 수 없다"고 했다.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미등록 영업행위라는 이유만으로 계약을 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고 판단해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자본시장법을 위반해 체결한 투자일임계약 내지 투자자문계약 자체가 그 사법상 효력까지도 부인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현저히 반사회성,월드컵 3차 대회 9위반도덕성을 지닌 것이라고 할 수 없다"며 "그 행위의 사법상 효력을 부인해야만 비로소 입법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볼 수 없고,자본시장법상 규정은 효력규정이 아니라 단속규정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는 소액사건심판법에서 정한 구체적인 당해 사건에 적용할 법령의 해석에 관해 대법원이 내린 판단과 상반되는 해석을 전제로 한 경우로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