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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자 사기 사건으로 법적 다툼을 벌이던 동료 교수에게 “내게 한 만큼 갚아주겠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 사립대 교수를 보복 협박 혐의로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보복성 내용이 담긴 문자를 보냈더라도,메시지의 구체적 내용과 두 사람의 관계나 지위 등을 고려할 때 협박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취지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지난달 17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보복 협박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 사건은 충남의 한 사립대 교수로 근무하던 A씨가 2016년 B씨를 포함한 동료 교수들에게 부동산 투자를 제안했다가 사기 사건에 휘말린 것이 발단이다.B씨 등은 A씨가 소개해 준 부동산 사업가에게 2억4700여만원을 건네고 토지를 분양받았는데,약속과 달리 개발이 되지 않았다.B씨 등은 부동산 사업가를 고소한데 이어 “A씨도 사기에 가담했다”며 고소 취지의 엄벌 탄원서를 제출했다.검찰은 A씨 등을 사기 혐의로 기소했지만 지난 3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그런데 A씨는 사기죄로 기소된 후 동료 교수들이 낸 탄원서 내용을 알게 됐다.A씨는 2021년 10월 22일 자신의 1심 첫 재판이 열린 날,러시아 월드컵 예매B씨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탄원서를 읽어봤다.이제 저도 인간관계를 정리하려고 한다.정든 학교를 떠나게 되실 수도 있다.제게 한 만큼 갚아 드리겠다.연구실로 찾아뵙겠다”는 내용이었다.이후 A씨와 함께 고소당했던 사업가 C씨가 실제로 이 대학에 B씨의 연구비 횡령 등 각종 비리를 제보했다.다만 B씨에 대한 제보에 A씨가 관여했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검찰은 A씨가 보낸 문자를 보복 목적의 위법한 협박으로 보고 기소했다.1심은 무죄를 선고했으나 2심은 보복 목적을 인정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2심 재판부는 “A씨가 신분상 불이익을 가하겠다는 구체적 해악을 고지했고,그 내용도 공포심을 일으키기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A씨의 보복 목적이 합리적 의심 없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대법원은 “문자 메시지 내용만으로는 A씨가 구체적으로 B씨의 어떤 법익에 어떤 해악을 가하겠다는 것인지 알기 어렵다”며 “A씨가 B씨 대학 내 지위 등에 불이익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불이익한 조치가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뜻이 암시됐다고 쉽게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문자 후 비리 제보에 A씨가 관여했다는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는 점 등도 고려됐다.
대법원은 또 “관련 사기 사건에서 A씨는 무죄를 선고받아 확정됐는데,러시아 월드컵 예매B씨의 탄원서에 담긴 일방적인 범죄 의심,평가,러시아 월드컵 예매엄벌 주장이 몹시 억울하고 서운하였을 것을 넉넉히 짐작할 수 있다”며 “문자 메시지는 A씨 주장처럼 취중 상태에서 상당 기간 친분을 맺어왔던 B씨에게 자신의 감정들을 일시적·충동적으로 토로한 것으로 이해될 여지가 많아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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