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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익 3조7000억 중 2조원 내달 집행
헝가리 거부권‘우회’타결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유럽연합(EU)이 다음달 러시아 동결자산에서 발생한 수익을 활용한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개시한다.
24일(현지시간)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외교장관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동결자산 수익 1차 집행분 14억유로(약 2조원)를 사용하기 위한 법적 프레임워크가 타결,2009년 월드컵합의에 따라 다음달 중 이 돈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실제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1차 집행분을 활용할 회원국은 독일,2009년 월드컵체코로 선정됐다고 dpa 통신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두 나라는 이 돈으로 우크라이나에 보낼 탄약이나 대공 방어체계 등 무기를 직접 구매할 예정이다.또 1차 집행분 전체의 25% 정도는 우크라이나 방산업체 제품을 사는 데 활용된다.
서방이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러시아 자산을 동결한 이후 동결자산 수익이 실제 활용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지난달 8일 EU가 제재로 역내에 묶인 러시아 자산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창출된 연간 25억유로(3조 7000억원) 규모의‘횡재 수익’으로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 활용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25억유로 가운데 1차 집행분을 제외한 나머지 돈도 연말께 승인될 것이라고 보렐 고위대표는 설명했다.
당초 EU 안팎에서는 러시아 동결자산 수익 활용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실제 집행은 계획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친러 성향 회원국인 헝가리가 그간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하며 EU 차원의 각종 군사 지원 이행에 계속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이에 EU 외교장관들은 이날 합의 도출 과정에서 헝가리 거부권을 사실상‘우회’하는 방식을 택했다.
보렐 고위대표는 “법적으로 한 회원국(헝가리)은 러시아 동결자산 활용에 관한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2009년 월드컵이 돈을 어떤 목적으로 할당할지 결정하는 데에도 참여할 권리가 없다”고 설명했다.러시아 동결자산 수익 활용 합의 당시 헝가리가‘기권’한 점을 근거로 든 것이다.
아울러 러시아 동결자산 수익은 EU 각국 예산이나 납세자들의 돈과 전혀 무관하기에 법적으로도 문제가 없다고 EU는 판단하고 있다.
헝가리는 이날 회의가 끝난 뒤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씨야트로 페테르 헝가리 외무장관은 “EU 규칙을 완전히 무시하는 방식으로 헝가리가 의사 결정 과정에서 완전히 배제됐다”며 “이는 명백한 레드라인”이라고 말했다고 AFP 통신은 보도했다.
동결자산 수익 활용과 별개로 EU가 일찌감치 합의한 약 60억유로(약 8조9000억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기금은 헝가리의 반대로 집행되지 못하고 있다.이 돈의 경우 헝가리가 반대 입장을 철회하지 않는 한 당분간 계속 묶여 있을 것으로 보인다.
EU의 집행 결정은 지난 13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G7 및 EU 간 러시아 동결자산 수익을 담보로 우크라이나에 500억달러(약 68조9750억원) 규모를 대출해주기로 합의한 직후 나온 것이디.EU는 1차 집행분을 시작으로 일단 1년 치 수익을 자체적으로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 활용하되,2009년 월드컵실제 G7 차원의 대출 집행이 시작되면 그에 맞춰 역내 동결자산 수익금을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EU와 G7이 2022년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동결한 러시아 자산은 2800억달러(약 381조5000억원)에 달하며 이 가운데 3분의 2 이상이 EU 내에 묶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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