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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친 데 덮친 격…빈 컨테이너도 부족해
물류업계 "대란 잡히길 바라는 수밖에"해상운임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다.수출 물량의 100% 가까이를 해상 운송에 의지하는 국내 무역업계로서는 재난 상황과 다름없다.문제는 이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물류대란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조기 발주와 선적,로또 신림중동 정세 안정화 선결 조건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이를 강제할 수단이 없다.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물류대란이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상운임 고공 점프에 신음하는 국내 물류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주 13주 연속 상승세를 잠시 멈추고 숨을 고르고 있다.4월 초 1800선을 밑돌던 SCFI 지수는 이달 12일 3674를 나타내고 있다.무려 110.54% 상승했다.지난해 대비로는 275.28% 뛰었다.
코로나19 이후 불과 1년여 만에 해상 운임이 폭등하며 국내 무역업계 전반을 압박하고 있다.한국무역협회가 6월 21일부터 7월 5일까지 국내 무역업체 573개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10곳 중 8곳이 물류 애로를 겪고 있다고 답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홍해 사태 장기화와 함께 중국의 밀어내기 수출로 물동량이 급증하면서 7월 미주 서안 노선의 SCFI는 40피트(ft) 컨테이너 기준 8103달러로 올 1월(2775달러)보다 세 배가량 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기업중앙회가 실시한 '해상 운임 급등 및 선복 부족에 따른 수출 중소기업 영향 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응답 기업의 54.3%가 해운 운임 상승으로 경영 애로를 겪고 있다고 답해,정부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해운 운임 상승에 컨테이너 부족까지…'설상가상'
업계에서는 이번 물류대란 원인을 △예멘 후티 반군의 민간 선박 공격 △이스라엘-이란 충돌 △항만 적체 △북미 화주들의 조기 주문 △공(空) 컨테이너 부족 등으로 보고 있다.
특이한 점은 이번 물류 대란이 코로나19 당시 물류대란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당시엔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따른 LA 항과 중국 항만 폐쇄가 주요 원인이었다.SCFI는 4281까지 오르며 지난 2009년 10월 집계 이래 최고치를 보였고,14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후 선사들은 코로나 시기를 반면교사 삼아 올해만 해도 약 300만 TEU의 선복을 늘리 등 선박 발주를 늘렸다.하지만 전 세계 물동량(1억1800만TEU) 중 1위(아시아·미주 노선,3120만TEU)와 2위(아시아·유럽 노선,2420만TEU)를 차지하는 두 노선에서 선복이 잠식되며 선사들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다.
물동량 1위인 아시아·미주 노선은 8월로 예고된 미국의 대(對) 중국 관세 인상을 앞두고 중국에서 미국으로 수출 물량을 밀어내며 항만 적체가 심해졌다.여기에 북미 화주들의 조기 주문까지 더해 선복이 잠식됐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홍해 사태가 전 세계 선복의 5~6%를 흡수한 것으로 추정되고,전 세계 선복의 약 8%가 항만 적체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요 급증이라는 홍수가 이미 사방으로 번지고 있는데 항만이라는 배수관이 적체로 막혀있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컨테이너도 말썽이다.중국-미국 노선에 컨테이너 물량이 쏠리면서 비싼 운임을 감내하고 화물을 보내려고 했던 화주들은 이제 보낼 상자가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통상적으로는 중국에서 미국을 들린 후 부산 등을 경유하며 공(空) 컨테이너가 풀린다.하지만 현재는 부산을 거치지 않고 중국과 미국만 순항하는 경우가 늘며 빈 컨테이너 찾기가 어려워졌다.
해운물류 컨설팅 기업 엑스체인지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항을 출발해 미국과 유럽 주요 항만을 향하는 노선에서 컨테이너 대여료는 최근 반년 새 2~3배 급등한 것으로 분석됐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부산에 빈 컨테이너가 없으니 경기 의왕,전남 광양,로또 신림인천항 등을 수소문해 컨테이너를 확보해 나가고 있다"면서 "글로벌 화주,물류기업 모두 패닉에 빠져 조기 주문 내지는 조기 선적을 하고 있거나 할 계획인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물류대란이 하루라도 빨리 잡히길 기도하는 것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