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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크레인이 길이 11.3m,폭 3.3m,무게 23t의 박스 '모듈러'를 끌어올립니다.
4층 높이에 박스를 올려놓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7분 남짓.제 위치에 정확하게 맞추는 마무리 작업으로 집 하나를 완성하는 데에는 길어야 30분이면 충분합니다.
지난 4일 세종시 산울동 6-3생활권 건설현장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선보인 모듈러 공법입니다.LH는 이곳에 모듈러 575개를 쌓아 7층 높이,416가구 규모의 공공임대아파트 단지를 짓고 있습니다.
모듈러 공법은 벽체와 창호,배관,욕실을 포함한 개별 주거 공간을 박스 형태로 공장에서 미리 만들어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입니다.전체 공정의 80% 이상이 공장에서 이뤄집니다.공장에서 만든 블록으로 조립해 완성하는 완구 '레고'와 똑같습니다.
품질이 들쭉날쭉해 문제가 되는 기존 공사현장과 달리 자동화·표준화된 공장 설비로 제작한 모듈러 덕에 시공 품질도 일정합니다.쌓은 뒤에 연결부위를 매끈하게 연결하는 작업만 하면 끝이라,기존 철근 콘크리트 공법보다 훨씬 적은 인력으로도 공기를 30% 가량 줄일 수 있다는 것도 모듈러 공법의 최대 장점입니다.
다만 아직 국내 모듈러 대량 생산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아 공사단가가 높다는 흠도 있습니다.토지주택연구원의 '모듈러주택 공사비 특성 분석 및 내역체계 수립' 보고서에 따르면 모듈러주택 공사비는 전체 아파트단지 기준으로는 일반주택의 1.28배,개별 아파트동만 비교하면 1.32배 비싼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LH는 올해 3월 세종 스마트시티 시범도시(5-1생활권)에 지상 12층,클리프450가구 규모 모듈러 주택을 발주한 데 이어,클리프경기 의왕초평지구에서 20층,381가구 규모의 국내 최고층 모듈러 주택 건설도 추진하는 등 공공영역에서 모듈러 주택을 확대해 단가를 낮추겠다는 전략입니다.
이한준 LH 사장은 이날 모듈러 공법 소개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건설 현장 인력을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에서 모듈러 공법은 확대될 수밖에 없고 공기 단축,클리프품질 향상,안전 강화 등 장점이 많다"면서 "공공주택을 중심으로 물량을 계속 확대하면 규모의 경제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