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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앞에 유심 교체 예약자가 450명이나 있어서 더 기다려야 한대요.”
A씨(69)는 12일 오전 운동 가는 길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서울 종로구 한 T월드 매장에 들렀다가 발길을 돌렸다.유심 교체를 예약했지만 아직 순서가 한참 남은 탓이다.A씨는 “SK텔레콤을 쓰던 남편과 아들은 해킹 사고 후 통신사를 교체했다”며 “나는 인터넷뱅킹 액수가 적어 일단 교체는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유심 교체와 같은 효과를 낸다고 하는‘유심 재설정(포맷)’을 선택할 생각이 있는지 묻자 “유심 칩을 바꿔야 마음이 놓일 것 같다”고 했다.
T월드 매장 관계자는 “우리 매장 기준으로 고객의 80% 정도는 유심 칩을 교체하고,20%는 금융인증서 등을 다시 설정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유심 재설정을 택하고 있다”고 전했다.
SK텔레콤은 이날부터 유심을 교체하지 않아도 되는 유심 재설정 방식을 도입했고,해외 로밍 이용자들도‘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했다.하지만 이용자들의 불안감과 SK텔레콤 측의 미흡한 대응을 둘러싼 실망감이 맞물려 가입자 이탈로 이어지고 있어 향후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돼 있지 않은 해외 여행객이나 해외 거주자를 대상으로 오는 14일까지 순차적으로 자동 가입을 진행할 계획이다.기존 가입 고객들은 별도 가입 없이 자동으로 적용된다.SK텔레콤은 이날 일일 브리핑에서도 “유심보호서비스에만 가입해도 불법 유심 복제를 100% 차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부터 유심 교체와 병행하기 시작한 유심 재설정은 유심 교체와 달리 금융인증서 등을 다시 설정할 필요가 없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하지만 유심 재설정을 원하는 고객도 결국에는 유심 교체 예약 후 순서를 기다려야 한다는 점에서 불만이 제기된다.회사는 유심 재고물량이 늘어난 만큼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T월드 매장이 없는 지역 고객을 위한 방문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다만 유심을 택배로 보내는 방안은 절차가 복잡해 신중하게 결정할 계획이라고 SK텔레콤은 전했다.이날 0시 기준 유심을 교체한 SK텔레콤 가입자는 147만명으로 집계됐다.교체 신청 뒤 대기 중인 고객은 721만명이다.
한편 이날 SK텔레콤은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0.5% 감소한 4조4537억원,도쿄 경마장 맛집영업이익은 13.8% 증가한 567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AI 사업 성장에 힘입어 호실적을 거뒀지만,호텔 카지노 토토2분기부터는 해킹 사태에 따른 영향이 반영된다.회사는 유심 교체 비용,도박 확률 계산가입자 이탈,신규 모집 중단,과징금 등이 재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도 그 규모를 특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윤재웅 SK텔레콤 마케팅전략본부장은 콘퍼런스콜에서 “타사로 번호이동한 고객 수가 평상시보다는 많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된다”고 말했다.신규 가입자 모집 재개를 두고는 “5월 중순 이후 유심 공급이 안정화되고,유심 재설정 도입 등을 통해 교체 수요가 원활히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 부처와 모집 재개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양섭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번 사고로 재무 실적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겠지만,고객 보호를 위한 자원을 적극 투입해 고객 신뢰를 최대한 빨리 회복하는 것이 기업가치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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