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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난민 인정' 행정명령 3개월만
남아공 "근거없어…선택의 자유 존중"
머스크·피터 틸 등 '측근 영향' 분석도

[프리토리아=AP/뉴시스] 지난 2월15일(현지 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토리아에 있는 미국대사관 앞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백인 남아공인들이 시위를 벌이는 모습.2025.05.12.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남아프리카공화국 내 아프리카너(Africaner·16세기 이후 네덜란드 등 유럽에서 남아공으로 이주해 정착한 백인 집단)에 대한 난민 지위 부여 정책을 본격화했다.

외신은 "왜 전쟁과 자연재해로 고통받는 사람들보다 백인 남아공인이 우선시되는지 의문"이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AP통신,오프라인 룰렛 이벤트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49명이 백인 남아공인이 탑승한 전세기가 11일(현지 시간) 요하네스버그공항을 떠나 미국 덜레스공항을 향했다.전세기 비용은 미국 정부가 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대(對) 남아공 원조를 전면 중단하는 한편,남아공 내 '인종차별 피해자'인 아프리카너에 난민 지위를 부여하고 미국 재정착을 돕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난민 심사는 일반적으로 수년이 걸리지만,트럼프 대통령 행정명령 서명에서 불과 3개월여 만에 첫 49명이 난민 자격으로 미국에 들어오게 됐다.국무부 3월 발표에 따르면 주(駐)남아공 미국대사관에 접수된 난민 신청자는 8000여명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남아공 정부가 소수집단을 우대하고 아프리카너 자산을 겨냥한 토지수용법 등을 시행하며 인종차별적 반(反)백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副)비서실장은 지난 9일 "(남아공 정부가) 아프리카너들에게 벌이는 일은 난민 제도가 만들어진 이유의 교과서적 정의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남아공 정부는 "허위 정보에 기반한 주장으로,아프리카너 차별은 존재하지 않고 토지 수용도 없었다"며 "아프리카너는 오히려 가장 큰 경제적 특권을 누리는 계층"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남아공 정부는 "(아프리카너) 이주를 정당화할 근거는 없다"면서도 "이주를 막지는 않을 것이며,선택의 자유를 존중한다"고 밝혔다고 ABC뉴스는 전했다.

AP통신이 입수한 보건복지부 문건에 따르면 아프리카너 이민자 이주는 "행정부 우선순위"로 표기돼 있다.정부는 이들에게 주거,가구,식료품,의류,기저귀 생활 전반을 지원한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수단·콩고민주공화국에서 기근과 전쟁을 피해온 사람들의 난민 입국을 사실상 전면 중단했지만,잔혹한 아파르트헤이트 정권을 이끈 아프리카너들에게는 신속한 입국 경로를 마련해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구호단체,이민자 권리 운동가,남아공 정부와 국민들은 이것이 '가장 약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난민) 제도를 조롱하는 것'이라고 말한다"고 덧붙였다.

영국 가디언은 파이낸셜타임스(FT) 칼럼을 인용해 남아공 출신 백인인 트럼프 행정부 고위 인사들이 영향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짚기도 했다.

정부효율부 수장을 지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백악관에서 인공지능(AI)과 가상화폐 정책을 총괄하는 데이비드 색스,실리콘밸리에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도운 팔란티어 창업자 피터 틸 등은 남아공에서 유년기를 보낸 백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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