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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선 연준의 금리 인하 시계

그래픽=김현국
그래픽=김현국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4.25~4.5%로 동결했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이후 세 번의 FOMC에서 모두 동결을 택한 것이다.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루저 중 루저(major loser)’로 모욕하면서 금리 인하를 종용했지만 먹히지 않았다.

대신 파월 의장은 트럼프 관세로 인한 미국 경제 불확실성을 강조했다.트럼프 관세가 수입 물가를 올려 미국의 전반적인 물가를 올릴 수 있고,경기를 침체시켜 실업률을 올릴 수 있다고 했다.파월 입장에선 물가가 상승하면 금리를 높여 진정시켜야 하고,실업률이 높아지면 금리를 낮춰 경기를 진작해야 한다.그런데 아직 트럼프 관세 정책이 물가와 고용 중 어느 것에 더 악영향을 미칠지 불확실한 상황이라는 것이다.파월이 금리 인하 시그널을 발신하지 않자,월가에서도 더 이상 상반기에는 연준의 금리 인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그래픽=김현국
그래픽=김현국


파월 의장은 이날 FOMC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내 직감으로는 경제 경로의 불확실성이 극도로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파월은 또 “이미 발표된 대규모 관세 인상이 유지되면 인플레이션 상승,성장 둔화,실업률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이어 “관세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일 수도 있지만,더 지속적인 충격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지난 3월 FOMC 때는 트럼프 관세 효과가‘일시적’일 수 있다며 트럼프와 정면 대결은 피했는데,이번에는 관세 충격에 더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면서도 금리 방향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파월은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느끼지 않고 인내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파월은 이날‘기다리겠다(wait)’는 표현을 22번 사용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지표만 보면 미국 경제는 아직 안정적이다.4월 실업률은 4.2%로 트럼프 당선 직전과 비슷하며,연준이 주로 참고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도 3월에 전년 대비 2.3%로 높지 않은 편이다.하지만 물가 상승,경기 악화 우려감은 여전하다.미 미시간대가 설문 조사한 소비자들의 향후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4월 들어 6.5%로 상승,4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뉴욕 연방준비은행 조사 결과 3월 실업률 기대치,즉 1년 후 실업률이 지금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보는 비율이 44%를 기록했는데,이는 코로나 사태 초기인 2020년 4월 이후 가장 높다.

파월은 이날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전혀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이런 상황에서 파월의 선택은 일단 지켜보는 것이다.트럼프 관세 90일 유예가 끝나는 7월 8일 이후 금리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아졌다.CNBC는 이를 두고 “트럼프는 관세를 3개월 유예했고,홀덤테이블 펜션파월은 금리 결정을 3개월 유예할 것”이라고 했다.

미 기준금리를 전망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툴에선 6월 FOMC에서도 금리 동결 전망이 80%로 바뀌었다.한 달 전만 해도 6월에는 반드시 금리를 내릴 것으로 봤는데 그런 전망이 쏙 들어갔다.파이낸셜타임스는 “많은 경제학자는 연준이 올해 첫 금리 인하를 9월에 할 것으로 예상 시점을 미루고 있다”고 했다.


이날 파월 의장은 트럼프 압력에 굽히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트럼프의 인하 요구에 대해 “우리(연준)의 직무 수행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했다.내년 5월 의장에서 물러난 후 연준 이사로서 잔여 임기(2028년 1월까지)를 수행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그는 “(그 문제에 대해) 할 말이 없다”고 했다.

전직 연준 의장들은 의장직을 끝낸 뒤 관례적으로 이사직에서도 물러났는데,확답하지 않은 것이다.지금까지 관례를 깨고 의장 퇴임 후 이사직을 수행한 연준 의장은 토머스 매케이브(1948~1951년 재임)뿐이다.트럼프 입김에 연준 독립성 약화가 예상되는 경우 파월이 이사회에 잔류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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