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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와 물 관리 실패로 인해 세계 최악의 지반 침하를 겪는 이란에서 싱크홀 공포가 커지자 수도를 이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시나 안사리 이란 환경담당 부통령은 최근 “국가 면적의 11%가 지반 침하 위협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이는 전체 인구 9000만 명의 절반 가까이가 영향을 받는 수준이다.
이란 국가지리정보센터에 따르면 수도 테헤란 남서부의 경우 연간 최대 31㎝씩 지반이 침하하고 있다.연간 5㎜부터‘주의’단계로 보는 국제 기준치를 60배 이상 훌쩍 넘는 수치다.
메흐디 피르하디 테헤란 시의회 의원은 “대규모 지반 침하 때문에 기반 시설이 파괴되고 생명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FT에 말했다.
실제로 이란의 주요 공항은 물론,고대 유적 페르세폴리스를 비롯한 유네스코 문화유산이 지반 침하 위협을 받고 있다.
이뿐 아니라 테헤란에서 약 850㎞ 떨어진‘제2의 도시’마슈하드를 연결하는 철도 노선 등은 지반 침하 탓에 수리해야 했고,머리 맞고심지어 일부 도시에서는 학교들이 붕괴 위험에 처해 대피령까지 내려졌다.테헤란의 일부 동네에서는 매년 지반 침하로 건물 기초가 흔들려 시민들이 집 수리를 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상황이 이렇자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테헤란이 더는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변하고 있다”며 수도를 옮겨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FT는 “전문가들은 수도 이전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본다”면서도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발언으로 해묵은 수도 이전 논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고 전했다.
유네스코도 이란의 지반 침하 문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하산 파르투시 유네스코 이란 국가위원회 사무총장은 “유네스코가 이란의 문화유산 보존을 위해 지원을 제공하지만 만약 국제 보존 기준을 충족해 유적이 훼손될 경우 세계문화유산 지위가 박탈될 수 있다”고 밝혔다.
환경운동가들과 과학자들은 이 문제가 수십 년간의 지속 불가능한 개발 정책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한다.무분별한 농업과 도시 확장,산업화로 인해 지하수가 고갈되고 댐이 말라붙었다는 것이다.
최근 소셜미디어(SNS)에는 이 같은 이란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영상을 보면 자전거를 탄 무리가 테헤란 인근 라티안 댐의 말라붙은 저수지 안으로 들어간다.이 댐은 수도와 위성 도시에 물을 공급하는 주요 공급원 중 하나지만,자전거를 타고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메마른 것이다.
메흐디 자레 국제지진공학연구소 교수는 “현재와 같은 농업 및 도시계획 정책이 계속된다면 향후 이란 전역에서 지반 침하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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