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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가격 30~80% 낮춰"
1기 행정부 때도 시도했던 정책
법원 제동,제약업계 반발로 무산
제약업계와 맞붙는 2차전 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약값 인하 정책 카드를 또다시 꺼내 들었다.12일 오전 9시(현지시간) 의약품 가격을 최대 80%까지 낮추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겠다는 예고다.상대적으로 비싼 미국 내 의약품 가격을 다른 나라 수준에 맞추겠다는 것이 골자다.

트럼프 정부 1기 때도 시도했던 정책이다.실현되진 않았다.정책 시도에 반발한 미국 제약업계가 법원의 판단을 구했고 법원은 제약업계의 손을 들어줬다.우려 섞인 반응이 반복된다.현지 언론은 약값 인하를 둘러싼 2차전이 사실상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인만 높은 약값 치를 이유 없어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내일(12일) 오전 9시 백악관에서 역사상 가장 중대한 행정명령 중 하나에 서명할 것이고,처방약과 의약품 가격이 즉시 30~80% 인하될 것"이라며 "미국은 마침내 공정한 대우를 받을 것이며 미국 국민의 의료비는 전에 생각하지 못했던 수치로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약사들이 동일한 제품을 미국에서는 최소 5배 더 비싸게 팔고 있다"고 꼬집은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회사가 같은 공장에서 만든 같은 약이 최대 10배까지 비쌌지만 합당한 이유가 없었다"며 "제약회사들은 연구개발 비용 때문이라고 오랫동안 말해왔고 미국 호구들이 아무런 이유 없이 이 비용을 부담했다"고 적었다.그러면서 "미국은 가장 낮은 가격을 지불하는 국가와 같은 금액만 낼 것"이라고 했다.의약품에 '최혜국 대우' 정책을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의약품 가격 인하 정책 카드는 트럼프 대통령의 억지 주장으로 보긴 힘들다.조 바이든 행정부도 지난해 8월 공공의료보장제도인 '메디케어'로 보장되는 10가지 의약품(2형 당뇨병,경마장가는길심부전,만성 신장 질환 치료 등)의 가격을 내년부터 최대 80%까지 인하하기로 한 바 있기 때문이다.공화당이냐 민주당이냐는 상관없는,사실상의 초당적 인식 공유다.



◆제약업계와 충돌 불가피

제약업계는 반발하고 있다.의약품 가격 인하로 연구개발 비용이 줄어들면 궁극적으로 신약 개발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주장이다.미국 제약업계를 대표하는 로비단체인 미국제약협회(PhRMA)의 알렉스 슈라이버 대변인은 "어떤 형태로든 정부 가격 설정은 미국 환자들에게 좋지 않다"고 했다.

약값 인하 정책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도 시도된 바 있다.2018년 최혜국 대우 정책으로 의약품 가격을 내리려 했고,2020년 자신이 낙선했던 대선 직후에는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기도 했다.그러나 제약업계의 반발과 법원의 절차적 문제 제기로 무산됐던 이력이 있다.

현지 언론은 제약업계와 2차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로이터통신은 트럼프 행정부 2기 역시 제약업계와 충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뉴욕타임스(NYT)는 "행정조치에 법적 이의가 제기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의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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