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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사진 = 연합뉴스]

임차권등기를 신청한 뒤 등기 완료 전에 이사하면 기존 대항력은 유지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점유를 상실하면 그 시점에 대항력이 소멸하고 이후 등기가 완료되더라도 이전 대항력이 소급해 회복되는 것은 아니고 등기 완료 시점을 기준으로 새로운 대항력이 발생한다는 것이다.전세계약 만료 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법적 절차를 신청한 세입자들의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서울보증보험이 A씨를 상대로 낸 임대차보증금 반환 청구소송에서 지난달 15일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세입자 B씨는 2017년 2월 집주인 C씨와 보증금 9500만원,새 슬롯 온라인2년 기간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B씨는 2019년 2월 계약 종료 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고,보증보험 계약을 맺은 서울보증보험은 같은 해 3월 B씨를 대위해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했다.

하지만 B씨는 등기 완료 전인 4월 5일 이사를 하고 집을 비웠고 임차권등기는 그보다 늦은 4월 8일에 완료됐다.

이후 해당 주택은 강제경매로 넘어가 A씨가 2021년 7월 낙찰받았다.서울보증보험은 B씨에게서 양도받은 보증금 채권 중 배당으로 충당되지 않은 잔액을 A씨가 지급해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1·2심은 서울보증보험의 손을 들어줬다.법원은 A씨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했고,온라인슬롯머신B씨의 보증금 채권을 넘겨받은 서울보증보험은 여전히 대항력을 보유하므로 A씨가 잔액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봤다.B씨가 이사 전에 임차권등기명령을 받았고 경매 전에 등기가 완료된 점에 비춰볼 때 대항력이 유지된다는 해석이었다.

하지만 대법원은 기존 대항력이 이미 소멸했다는 점을 들어 판단을 뒤집었다.대법원은 “주택 임차인이 주택의 점유를 상실하면 대항력은 점유 상실 시에 소멸한다”며 “대항력이 상실된 이후에 임차권등기를 마쳤다면,소멸했던 대항력이 소급해 회복되는 것이 아니라 그 등기가 마쳐진 때부터 그와는 동일성이 없는 새로운 대항력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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